식당에 가거나 하면 천주교 신자는 유난히 눈에 띈다. 개신교 신자는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하지만 천주교 신자들은 항상 왼손을 가슴에 대고 오른손 끝을 모아붙인 다음 이마와 가슴, 왼쪽과 오른쪽 어깨 순으로 옮긴 뒤 다시 두 손을 모으는 십자성호를 긋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귀를 기울리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는 성호경이 어렴풋이 들린다. 천주교인들은 식사 전후뿐 아니라 잠자리 직전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등 갖가지 일을 하기 전후에 언제나 이 간결하고 요긴한 기도를 통해 이 모든 일을 내가 하지만 내 힘과 내 이름이 아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한다는 믿음을 외부에 드러낸다. 즉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位格)을 모두 갖춘 삼위일체인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신자로서 남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신앙고백을 수시로 한다. 동시에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당해야 하는 고통을 의미하는 십자가를 떠올리고 이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위기 상황에서는 보호받고 있다는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십자성호는 초대교회 시절 사도들이 이마에 작은 십자가를 그은데서 유래돼 11세기 이후 큰 성호 형태로 발전, 전체 교회로 펴져 나갔다. 150년 전 만해도 성호를 긋지 않을 땐 배교를 의미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신앙심을 표시하는 행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