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 이러‘자러자러’‘와와’하며 소를 부리는 말이 온 들판에 가득하다. 쎄레질하는 농부의 얼굴에 땀방울이 툭툭 떨어지지만 몸놀림은 더 잽싸진다. 아기를 등에 업은 아낙은 젖 부른 가슴을 연신 추스르며 허드렛일에 여념이 없다.‘음메∼’어머니를 부르는 송아지 소리가 찔레꽃 향기 가득한 초여름 하늘을 흔들며 메아리처럼 번진다. 이제는 쉽게 찾기 힘든 모내기철 농촌 풍경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농촌에서 소는 그 해 농사를 좌우하는 없어서는 안되는 가축이요 또 재산 목록 1호였다. ▼예부터 농가에서는 소를 생구라고 불렀다. 식구 한 가족을 의미한다면 생구는 하인 식객 과객 등 피가 섞이지 않은 인간군을 지칭한다. 우리는 생구에 동물인 소를 포함시켰다. 소는 한국인에게 있어서는 반 인간이다. 산밭을 갈던 주인에게 호랑이가 덮치자 소도 맹렬하게 달려들어 주인을 구했다. 호랑이에 물린 상처로 죽게 된 주인이“소 덕분에 호랑이를 물리쳤으니 소를 팔거나 잡아먹지 말고 소가 죽으면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주인이 죽자 이 소도 슬피울다 사흘만에 죽었다. ▼농촌서는 귀중한 소를 팔아 자식을 공부시킨다고 하여 대학건물을 우골탑(牛骨塔)이라고 빗대 부른 적도 있다. 얼마전 작고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가 남북한 만남의 가교를 만들었다. 화가 이중섭은 일제시대 암울한 시대상황 속에서 역동적인 소를 그려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 삼았다. 최근 들어 한우 사육농가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소에게까지‘토종 수난시대’가 시작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