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의 금강변은 농사일로 분주하다. 어느 농토에서든 다 그러하지만 강과 이웃한 들녘의 풍경은 왠지 더 진한 생명력을 전해주는 듯 하다. 나포면 서포리 서왕마을은 자칫 성산면으로 오해할 만큼 성산면의 이정표가 마을 어귀에 서있을 정도로 가깝다. 세갈래 길로 감도는 곳에 위치한 서왕마을은 우선 마을 뒤 언덕의 교회 탑과 마을 입구의 농기계보관창고 등이 서왕임을 알려준다. 서포교회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역사 깊은 교회로 본래 이웃마을 내촌에 있었으나 10여년전 서왕마을 현지에 들어섰다. 마을 입구 농기계보관창고는 작년에 새로 지어 마을 주민들이 공동 사용하고 있다. 바쁜 일손들을 농토에 빼앗겨 텅 빈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고요함이 절정을 이룬다. 위치적으로는 마을 앞에 들과 강이, 마을 뒤에는 아담한 산이 자리해 매우 생활하기 좋은 곳이라 여겨진다. 마을 안에는 집 사이사이로 밭들이 많다. 농사 일변도의 마을들만 보아오다가 모처럼 밭이 많은 마을을 보니 신선감이 느껴진다. 얼핏보아 고추, 참깨, 양파 등을 재배하고 있었다. 규모는 장에 내다 팔정도는 아니었지만 제법 커 보이는 하우스도 있었고 집안에서 쓰고 나누어 먹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49가구 1백50여명이 살고 있는 서왕마을은 서왕삼거리 부근과 서해안고속도로 금강대교 넘어 구 명산개발 주변으로 나뉘어져 있다. 5년전 폐교된 서왕초등학교가 말해주듯 주민의 급격한 감소로 노인들만이 농사일을 하며 지내는 여느 농촌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곳에는 이발소가 있다. 60평생을 이발사 일만 해온 임종호씨가 성산에서 이발소를 차렸다가 오래전 이곳에 이주해 왔다고 한다. 도시 속에서도 많이 사라져간 형태의 이발소를 이곳에서 볼 수 있음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곳에서 칠십평생을 살며 3남2녀의 자녀를 뒷바라지했다는 서왕마을 김완옥 이장(71)은“우선 서왕마을이 불편할 것도 없고 그다지 내세울 것도 없는 그저 평범한 마을”이라고 강조한다. 젊었을 때는 한국합판에 다녀(25년간 근무) 서왕마을에서 출퇴근하느라 부단히도 오간 곳이지만 싫어해 본적이 없는 곳이란 김 이장의 말에서 마을사랑의 정이 가득함을 짐작케 한다. 그래도 요즈음엔 고속도로가 마을 뒤편으로 생기면서 앞으로의 기대심리를 갖게 한단다. 하지만 그것도 지나치는 차량들만 있을 뿐 마을의 발전을 가져다 줄 뭐가 있을까 싶은 것이 서왕마을 사람들의 생각이란다. 내촌과 서왕마을 사이에 들어선다는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관심들이 많지만 직접 주민들에게 어떤 이로움이 있을지는 미지수이어서 반신반의하는 눈치이다. 오래된 마을의 역사와 고속도로가 만나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낼는지 호기심이 마을 안에 가득하다. <김석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