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접대에 능숙해야 한다.’70년대 고속성장기에 나온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바꿔 말하면 뒷거래와 검은 돈, 무원칙과 비효율이 지배하는 기업풍토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 일 처리보다는 술 잘 마시고, 우스갯소리 잘하는‘술상무’가 적지 않은 까닭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이다. 비뚤어진 한국식 접대문화가 낳은 일종의 사회적 기현상인 셈이다. 각종 허가나 대출에 접대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여러 형태의 납품에도 접대를 통한 뒷거래가 있어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모르면 세상 물정 모르는 샌님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미국 칼라일 그룹의 한국계 20대 직원이 발송한‘한국에서 왕처럼 살고 있다’는 e-메일 내용은 이런 면에서 착찹하고 서글픈 심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새파란 나이에 여러 은행 임직원들로부터 거의 매일 골프 술 성(性)대접을 받으며, 침실을‘영계의 하렘’으로 사용했다니‘왕처럼’이란 말을 입에 담을 만하다. 물론 그의 말이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일찍부터 향락에만 눈을 뜬 젊은 망나니의 치기성 해프닝으로 여기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그로 인한‘접대 공화국’오명과 망신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듯싶다. 일제 때 침탈수난의 설움을‘눈물의 왕’의 심정으로 노래한 시인 홍사용의 민족시‘나는 왕이로소이다’와 묘하게 교차되면서 우리들 가슴속 회한을 두켜 세켜 키울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접대문화, 그 맑고 수치스런 관행을 빨리 청산해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