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생활이 현대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현시대에서는 아파트생활문화의 창출과 공동생활에 대한 새로운 패턴이 요구되고 있다. 아파트 생활을 연상하면 곧바로 개인주의적인 생활, 공동생활의 부재, 콘크리트적 대인관계 등이 떠오른다. 그만큼 아파트생활에 대한 바람직스러운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몇몇 아파트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다. 7년째 매달 돌아가며 한자리에 초청 신풍동에 위치한 M주택은 지어진지 올해로 7년째 되는 14세대의 빌라 형태로 조그만 공동주택은 제법 고급스럽고 세련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택의 규모나 형태, 이용하고 있는 승용차 등으로 미루어 보아 보통이상의 생활수준을 갖고 있는 세대가 살고 있다. 소위 '있는집'들이라서 서로 아쉬워 할 것도 없고 관계를 맺고 살 뚜렷한 이유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 단절된 상태에서 지내기가 십상인 듯하나 실은 그렇지 않다. M주택을 지은 건설업자 장본인이 맨 꼭대기 층에 살고 있으면서 입주한 이웃을 차례로 초대하기 시작하여 조촐한 식사를 함께 해오다 지금은 한 달에 한번씩 전 세대가 순번대로 한집에 모여 이웃간의 정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를 7년째하고 있으니 M주택의 전세대는 매월 토요일 저녁시간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이번주에는 어느 집에서 특별한 요리를 해놓고 모일까?"가 궁금해지고 모이면 자연스럽게 주차장, 쓰레기 처리 등 공동생활의 규범이 정해지고 약간의 불편사항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장소가 되다보니 이웃이 아닌 거의 가족의 수준까지 관계가 밀접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이웃과 관계를 맺고 살려고 공동주택에 왔지 혼자 살 것 같으면 무엇하려고 이런 공동주택에 입주해 있겠습니까? 단독주택이나 가서 살지"라고 말한다. 여가 선용까지도 함께 즐겨 또한 나운동 15층규모의 L아파트 중의 한 동은 하나의 통로를 사용하는 30세대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한 통로를 사용한다는 인연을 강조해가며 이웃간에 두터운 정을 나누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집에서 좀 특별한 음식이라도 만들었을 때는 시간이 되는 이웃을 불러 음식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정담을 나누기도하고 헬스, 산책 등 여가생활도 될 수 있으면 시간을 맞춰가며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이웃간에 숱 가락이 몇 개 인지까지 알고 지낼 정도로 밀접한 공동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생활이 산업화의 진행과 함께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샘물문화 대신에 수돗물 문화가, 대중교통수단보다는 자가용을, 공동시설보다는 개인시설의 이용하다보니 자연적으로 독단주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생활환경은 우리에게 개인주의 생활을 강요하고 있는데 우리의 전통적인 사고와 행동규범으로 볼 때는 개인주의적인 생활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웃과 관계를 맺고 살려는 사고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실천해 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환경에 밀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독단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 M주택과 L아파트 한동의 경우처럼 이웃과 옹기종기 정을 나누는 모습은 현대 공동생활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순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