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나포면 금강가 수래마을을 막 지나 성산면에 접어들면 월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로와 나란하게 뻗은 금강의 시원한 모습이 이제 곧 본격적으로 다가올 가을을 잔뜩 담았지만, 장마철 이후 계속되는 가뭄으로 강물은 파란 하늘빛을 마다하고 녹조현상이 심해 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월포의 옛 이름은「달개」이다. 채씨의 터로 알려진 이곳은 조선왕조 시절 나라에 공을 세운 당시 채경준 훈련원 판관에게 임금이 하사한 땅으로 짙은 사연을 담고 있어 시선이 쏠린다. 달개가 채씨 소유의 터로 된 까닭을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우선 먼 옛날 배를 띄워 충남 화양을 건너다녔던 나루터 월포를 향해 가본다. 그러나 문득 산 속에서 폭음과 함께 피어오르는 흑먼지 연기를 보고 가던 길을 멈추었다. 금새 꽉 막히는 느낌이 밀려온다. 금강의 중류 충남 강경읍에서 하류로 달려 익산시 웅포를 넘자마자 군산시 나포면 입구에 들어서며 느꼈던 안타까움이 되살아났다. 이곳 성산면 금강의 경계인 성덕리 월포에 들어서면서도 똑같은 느낌부터 만나야 함은 무슨 조화인가. 금강변의 수려한 산들이 개발의 미명하에 할퀴고 있음이니 「이 영산들을 훼손하고서야 어찌…」라는 생각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오랜 전설과 유래 등으로 이미 영산임을 알아차리게한 오성산의 한쪽이 큰 상처를 입고 있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아쉽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오성산의 상처 아래 넓게 펼쳐진 평지는 이미 산자락이 사라져 생긴 것임을 알게 해주는 흉한 모습들 이었다. 대충대충 심어져 있는 작은 키의 나무들, 나즉하게나마 남아있는 흑더미가 예전에 이곳이 산이었음을 짐작케 하는 것이어서 한숨이 절로 났다. 숱한 격동의 역사들이 담겨있는 오성산 자락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꼭 사라져야만 했는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며 성산면과 맞닿은 금강의 역사이야기는 더욱 짙어져 갈 것이란 확신이 생긴다. 오성산에 난 상처를 덮어줄 수 있는 가리개라도 쳐 놓고 공사를 하면 안되나 하는 아쉬움을 떨치려 시선을 다시 월포로 돌리니 금강은 여전히 눈부시게 빛났다. 마치 지나는 길손들의 쉼터를 만들어 놓은양 이곳 월포일대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많고, 데이트하는 연인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다. 월포가 지닌 이야기들과 무관하지 않은 때문일까? <김석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