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그린 영화의 잇단 흥행으로 이른바‘조폭 신드롬’이 청소년들 사이에 심각하다. 영화 등에 등장하는 조직폭력배들이 미화하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그들의 말투와 행동, 옷차람을 그대로 흉내내는가 하면 잔인한 폭력까지도 마치 영웅같은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으로 최근 학교폭력은 집단화·과격화 양상을 보이면서 동료학생들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충격적인 교실 내 살인으로 이어지는 등 그 강도와 부작용이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에서는 고등학생 1학년이 같은 반 동료를 수업 중이던 교실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일이 발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김군은 입학 직후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자신을 괴롭히고 폭행해 오던 박군에게 앙심을 품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특히 김군은 영화‘친구’를 CD로 40여 차례나 반복해 보면서 영화 속의 살인장면을 통해 범행 수법을 습득했다 한다. 최근 영화‘친구’가 청소년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조폭 마누라’‘신라의 달밤’‘두사부일체’‘달마야 놀자’등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다룬 영화가 잇따라 개봉돼 흥행 중이거나 개봉 예정으로 있다. 이로 인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조직폭력배를 남성적이고, 의리있고, 매력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별다른 죄의식 없이 폭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조폭 신드롬’또는‘폭력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학교폭력이 집단화·과격화하면서 여학생·저학년들에게까지 날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군산 모 여중생 최모(14)양 등 4명은 지난달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초등학교 후배 박모(13)양 등 3명을 노래방으로 끌고 가 폭력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또 시내 모 고등학교 남학생 10여명은 중학교 출신지 졸업생들끼리 모여 짱을 정하기 위해 격투를 벌여 한 학생이 전치 3주의 골절상을 입는 등 집단화 싸움을 버렸다. 이처럼 학생들의 행동은 폭력 영상물을 흉내내면서 자신이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인양 착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산대학교 조수근교수는“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 모두가 연계해서 학원에서의 사소한 폭력사건이라도 원인 등을 분석해 청소년들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떠한 큰 범죄의 유형이 나타날 지 모른다”며“집단 따돌림 등으로 야기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애와 단합의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을 체득하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순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