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등 폭력 영상물을 모방한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다. 몇 년전 영국서 열 한살짜리 소년 두명이 두 살짜리 아기를 철길에서 잔혹하게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영국인들을 전율케 했다. 두 소년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는‘사탄의 인형’이라는 비디오의 살인행위를 흉내낸 것이어서 당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모방 범죄 확산으로 지금 지구촌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테러와 유사하게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납치해 워싱턴을 공격하려는‘파이널 디시전’등 영화가 많이 나왔다. 여객기를 미사일보다 무서운 병기로 활용한 테러는 할리우드식 영화를 모방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폭력배들이 영화‘보스’를 보고‘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며 이름마저 섬뜩한‘막가파’를 조직해 날뛰기도 했다. 그후에도‘주유소 습격사건’을 모방해 주유소를 습격한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에는 고 1년생이 조직폭력배들의 의리와 배신을 다룬 영화‘친구’를 흉내내 급우를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가지 일어났다. 그는 40차례나 관람한‘친구’중‘칼로 허파를 찌르면 90초안에 죽는다’는 대사에서 힌트를 얻어 수업 중이던 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니 어처구니 없었다.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이 황폐화돼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영화를 모방한 잇단 폭력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영화를 흉내내는 것은 대중의 속성이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것이 흉악한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면 문제는 다르다. 청소년들이 범죄를 미화하기가지 다다른 병리현상에는 기성인들의 책임이 크다. 감수성이 예민한 그들이 더 이상 폭력 영상물에 빠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