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장기이식관련 절차와 업무를 엄격히 통제하는‘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장기이식법)’이 시행된 이후 장기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국내의 일부 이식대기 환자들이 중국 등지에서 암암리에 해외원정 이식수술을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발빠른 중국 내 병원들과 장기이식 브로커들은 한국 고객들을 겨냥해 한국어 인터넷 사이트까지 개설, 고객 모집에 나서는 등 장기이식 대기환자들 사이에서 중국원정 장기이식이 공공연한 비밀로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거래되는 장기는 상당수가 사형수 등에게서 불법 적출된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의혹이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데다 현지의 의료수준도 낙후돼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이식이 시급한 일부 환자들이 장기 매매가 자유롭고 수술비용이 싼 중국에서 원정 이식수술을 받고 있다. 김모(47·여·군산시 조촌동)씨는 지난 6월 중국 광등성 선전시 C병원을 통해 장기구입비와 수술비 등 4천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국내에서 장기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의료사고 위험과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비밀리에 중국행을 감행하는 일이 환자들 사이에는 심심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현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수술 대기 중인 한국 환자가 2명 더 있었다”고 했다. 특히 C병원과 일부 장기이식 브로커들은“중국 특권층만이 이용하는 최상의 시설을 갖춰 신장과 각막 이식은 98%의 성공률을 보장한다”는 등의 한글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한국고객 모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9년 중국 지린성 창춘시의 한 병원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조모(당시 46세·여·경기도 성남시)씨가 장기이식에 따른 부작용으로 숨진 사례가 한국신장학회에 보고되기도 해 중국 원정 장기이식 수술이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박순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