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모 중학교 1년 최모(13)군은 입학한지 한달이 갓 지나면서부터 같은 반 친구 5명으로부터 이유없이 따돌림을 당하면서 졸지에‘왕따’신세가 됐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5명의 친구들은 상위권 성적으로 조용히 공부만 하던 최군에게‘따돌림’의 수준을 넘어 쉬는 시간마다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최군은 아무런 이유없이 교실 뒤편으로 불려나가 가슴과 배 등을 집중적으로 폭행당했지만 속으로 눈물을 삼킬 뿐 선생님과 부모님께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여름이 지나자 최군을 마치 동네북처럼 때리던 친구들은 폭행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는지 갖가지 가혹행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땅바닥에 엎드려 친구들 다리 사이로 지나가기’‘친구들이 버린 음식 주워먹기’등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행위가 이어졌다. 최군은“나를 괴롭힌 친구들을 반드시 죽이고 말 것”이라는 적개심에 가득찬 혼잣말만 내뱉으며 정신쇠약으로 인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보이고 있어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교 학생부 교사는“최근‘조폭 신드롬’과‘엽기 신드롬’ 등의 영향으로 학교 폭력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최군의 사례와 흡사한 양상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을 정도로 학교폭력이 갈수록 흉포화·가혹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학교폭력의 강도는 갈수록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지만 학교는 이미 통제력을 잃은지 오래다. 군산 모 고교 한 교사는“학교 폭력을 일삼는 학생들이 점점 흉포화 하면서 교사들까지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이들을 지도하려 했다가는 오히려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에 대다수 교사들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교권실추’의 실상을 여실히 입증했다. 청소년 상담원은“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심한 치욕감과 묘멸감으로 가해 학생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과 증오심을 품고 있어 언제 어디서‘교실 내 보복살인’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할 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또래간의 문제가 외부로는 거의 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