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변 도로를 따라 상류에서 하류로 향하며 군산시 나포면과 성산면 경계를 지나다 보면 산과 도로 그리고 강물 사이에 볼록 튀어나온 듯 큰 덩어리처럼 보이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앞에서 별도 소개한 월포(月浦)이다. 성산면 항동마을임을 알리는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항동(巷洞)마을 역시 이웃 성덕마을과 같이 조선초기 이후 제주 고씨들이 정착해 만들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형적 특징은 금강과 사이에 두고 충남과 도계를 이루는 한 지점으로 월포는 충남 서천군 망월리(望月里)가 손에 잡힐 듯 마주해 예전 많은 발길들이 닿았던 곳임을 짐작케 한다. 황원택 전 면장은 이곳에 6.25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범선들이 닿아 어업을 주업으로 하는 가구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 하천급 강에서만 살았다는 「뱅어(白魚)」가 많이 잡혔고 숭어나 복어, 농어, 게 등의 어획이 있었다 하니 지금과의 산수변화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금강하구둑이 생기기 전에도 이곳은 낚시터로 각광받아 4월과 5월에는 우여, 6월에는 농어 등을 낚았고 살찐 참게가 많이 잡혔다고 황 전 면장은 말했다. 현재 항동마을에는 35가구 97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노령층들이어서 마을앞 도로를 달리는 차량 소음 외에는 조용한 마을분위기를 지녔다. 항동마을은 처음 달개 또는 월포마을로 불렸다. 달개, 월포(月浦)란 이름은 월포의 뒷산이 둥근달 같았으며 포구 또한 반달같은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황원택 전 면장에 따르면 항동(巷洞)이란 이름은 일제시대에 붙여진 것으로 ‘港’자의 ‘ ’을 잘못 표기했으리라 여겨지며, 또 마을이 구렁 깊은 곳에 자리해 구렁 항(巷)자를 썼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옛 이름을 달개, 월포(月浦)라고 했음으로 보아 포구와 연관있는 港(항)자를 썼어야 함이 옳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곳 월포의 빼어난 풍광은 마주보이는 충남 서천군 망월산의 이야기에서 충분히 감지된다. 망월산은 조그마한 돌산으로 옛부터 이곳에 있던 망월정이란 정자에 시인 묵객들이 자주 찾아와 달밤에 술한잔 기울이며 가무를 즐겼다 한다. 망월정에서 마주보이는 월포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월포에는 이름에 걸맞게 달과 연관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황원택 전 면장은 월포에 드리워져 있는 다섯개의 달 이야기를 운치있게 들려줘 우리 조상들의 멋과 풍류 속에서 평화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김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