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조수 등의 보호를 위한 통로를 만드는 등 친환경적 공사계획을 수립했으면서도 정작 주민들의 식수원인 우물피해 등 생활환경에 대해서는 등한시한 결과로 나타나 말썽이 일고 있다. 군산공설운동장 - 제일고간 도로공사가 한창인 사정동 야구경기장 앞 마을은 이번 공사로 인해 마을 식수원인 두 곳의 우물이 피해를 입었다. 도로개설로 산 능선을 절개해 버려 자연히 우물로 물이 고여오던 흐름을 파괴했고 마을내 높은 곳의 우물은 아예 폐쇄돼 시가 지하수를 다시 팠지만 황토색 물이 나와 식수사용에 부적합한 지경. 또 아래 우물에는 물이 고이지만 바닥이 까맣게 변해 매주 동사무소에서 나눠주는 약을 타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지경이다. 군산시가 도로를 개설하며 80m길이의 박스터널을 만들어 오가는 조수들의 통로를 만들어주는 등 친환경적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고는 하지만 조수보다도 더 보호받아야할 주민들의 생활환경 파괴에 대해서는 안일하게 대처했고, 문제가 생기면 밀어붙이는 식의 공사관행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주민들은“지역발전을 위해 도로를 내는 일을 반대하고 싶지 않지만 공사전부터 주민 피해를 우려해 대책을 요구해 왔는데도 무시됐고 최근 심각한 피해가 발생돼 또다시 피해대책을 듣고자 했으나 속시원한 답변이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분개해 했다. 주민들은 또 1백년 넘게 살아온 가옥이 있는데다 평생을 살아왔고 계속해서 살고 싶은 마을을 공사로 인해 파괴했으면 당연히 자상하게 응당한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구시대적 발상을 버리지 못해 시 입장만을 앞세워 주민피해 감수만을 강요하는 행태가 못내 아쉽다고 강조했다. 한 주민은“70여년간 그토록 깨끗해 그냥 먹어도 아무 탈없던 우물이 도로공사로 인해 못쓰게 됐고, 시에서는 대책이라며 상수도를 놓으라고 하지만, 그 좋던 물을 먹을 수 없게된다고 생각하니 우선 크게 아쉽다”며 아무렇지 않게 상수도만 놓으면 된다는 군산시의 자세를 맹비난했다. 주민들의 입장에선 상수도를 놓으면 그동안 염려없이 먹었던 깨끗한 물과는 달리 상수도 불신시대에 반드시 끓여먹어야 함은 물론 상수도 사용료를 매달 납부해야 하는 상황변화가 오기 때문.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일단 공사를 중지한 채 주민들과 대화를 계속 진행중이고 물 문제 등 피해부분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수립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