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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2-03-16 00:00:00 2002.03.16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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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특별’한 것을 좋아한다. 그런 뜻에서‘1’이 숫자 나열상 첫째라고 하면 순진하다. 그 앞에‘0’이 반드시 있다.‘0’은 일반적, 상식적 셈법의 산술적 원칙을 벗어난다. 특히 우리 사회의‘0’이란 의미 속에는 요란함이 숨겨져 잇다.‘0순위’란 말이 대표적이다.‘0순위’는 바로‘특별함’자체다.‘초법’‘탈법’‘최우선’‘특별대우’등‘비정상’이‘정상’질서를 압도한다. 무소불위의 숫자다. 경쟁을 하다하다보니 이젠‘1’도 성이 차지 않는다. 남보다 단지 앞서서는 안 된다. 남이 추월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아예 박아야 한다.‘0순위’선호는‘가식’‘줄’‘연고’‘끼리끼리’‘특별 대우’등으로 상징되는 사회의 고질적 병폐의 결정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속 없이 겉만 번드레하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도 번드레하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 예가 공부의 내실이나 학생 특성과 개성의 개발 독려는 없다. 학교 등급은 특정대학의 합격자 배출순이다. 여기에 합리적 사고란 없다. 최근 논란이 이는‘0교시 수업’의 교육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0교시는 정규 수업보다 앞서 일직 등교해서 하는 자율학습이다. 0교시는 학생들의 건강에 큰 부담을 주는 부작용을 끼친다고 한다. 하필 0교시인가.‘0’이란 숫자만으로도 학생들이 입시경쟁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바람인가. 우리사회의 한 비뚤어진 단면을 보는 것 같다. ‘0교시 수업’이 성행하는 것은 각 학교들이 지역사회의 눈을 의식한 체면 때문이라 한다. 학생의 조기 등교가 공부 열심히 한다는 인식을 주위에 심어준다는 것이다. 실제적인 효율이나 경쟁력 확보는 아랑곳없다는 태도다. 꼭 할 일은 하지 않고 쓸데없는 곳에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이는 직장이나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자기일 제대로 하지 않고 남의 눈만 의식하는‘허위의식’에 다름 아니다. 이 모든 걸 보면 아무런 노력없이 ‘0’만을 차지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신종 부적의 신앙을 보는 것 같다. 이런 풍토라면 앞으로 계속‘0’을 둘러싼 소란이 필연적으로 계속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이보다 앞선‘0.0’이란 아주 특별한 개념이 나올 날도 머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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