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소 주춤했던 남북관계가 최근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되찾는 듯 하다. 2년전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은 화해협력이라는 남북관계의 미래와 관련한 하나의 획기적 출발점임과 아울러 탈냉전 이후 남북이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한 냉전 종착점 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많은 우리 국민들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 다소 차이가 나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정상회담 시기와 달라진 북한의 소극적 자세 때문에 남북관계가 혹시 과거로 회항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답보하는 듯한 북미관계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대화로 풀어나가야 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실현되리라는 기대는 지나친 낙관만은 아닐 것이다. 이를 위해 견실한 한미 공조체제가 반드시 유지 발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아직까지는 민간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지고있지만 남북사이의 경제협력은 숱한 어려움속에서도 꾸준히 진척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남북 모두가 화해와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섞인 전망과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북한이 아무리 변화를 통한 개혁을 바라고 있을지라도 자신들의 체제안전을 해치면서까지 화해협력의 무대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리고 인내하며 북한이 화해협력의 무대로 적극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다. 남북관계가 다시는 과거의 냉전체제로 회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북 모두가 적극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