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여전인 1991년 7월2일 3살의 한 아이가 군산시 소룡동 소재 진흥아파트 13층에서 35m 아래 화단으로 추락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떨어진 아기가 변을 당했으리라 여겨 달려간 사람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기는 외상 하나 없이 울고만 있었다. 그 아이의 근황이 궁금해 수소문 끝에 사고현장 인근에서 생활하고 있는 기적의 아이와 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아기가 잠자는 사이 잠깐 외출하다 돌아오던 그 아이의 엄마도 떨어진 아기를 지켜보는 사람들 속에서 아이 얼굴을 보는 순간 쓰러질 정도로 놀랐다. 화단으로 떨어져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둘째아들일 줄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아이 엄마는 마침 손님을 내려준 택시에 아들을 태우고 병원을 향해 달렸다. 택시 안에서 아이에게 이름 등 말을 걸어보고 꼬집어도 보자 힘은 없지만 아이는 묻는말에 대답했고 아프다는 말도 했다. 병원에 도착한 아이 엄마는 힘없이 늘어진 아들을 안고 응급실로 내달아 진찰을 받은 결과 놀랍게도 대퇴부 골절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서야 타고 온 택시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지만 고마운 택시기사를 찾을 수 없어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10여년전 아파트 13층에서 추락하고도 운 좋게 살아난 기적의 주인공은 현재 월명중 2학년에 재학중인 장관일 군(14). 다시 만난 관일군은 어릴적 귀여움을 그대로 간직한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제가 13층에서 떨어졌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아요. 할아버지가 스크랩해두신 (당시)신문기사를 읽고 그 사실을 알았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겠어요.” 관일군에게 많은 사랑을 안기고 있는 아버지 장태순(44·한국유리 근무)와 어머나 이영미(43·전자랜드 근무)씨는 “지금도 관일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입니다. 옆에서 사랑스런 아들로 건강하게 생활해 행복하고 기쁩니다. 그동안도 잔병치레 없이 잘 자라 줘 고맙지요”랴고 말했다. 관일군은 그림그리기와 농구를 좋아한다며 장차 화가니 디자이너가 꿈이라고 말했다. 관일군의 어머니 이영미씨는 2000년 가을에 사고 당시 택시비를 주지 못했던 택시기사를 우연하게 다시 만나 기필코 안받겠다는 택시비를 지불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