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희랍의 조각이나 회화에 나오는 스포츠맨은 예외없이 나체다. 당시에는 치부도 가리지 않고 전라로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대의 올림픽은 금녀의 잔치였다. 만약 여자가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다 들키면 공개리에 높은 벼랑에서 떠밀어 죽였다고 한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했던 금녀의 성역. 근년들어 이 금녀의 성역이 무너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란에선 축구장에 여성을 입장시켰는가 하면 음악세계 최후의 금녀 구역인 빈 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150년만에 여성단원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공대에 여교수가 등장했고 여성장군이 탄생했다. 그리고 각 군 사관학교가 여생도를 받았다.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를 모신 도산서원의 상덕사도 여성들의 알묘(사당참배)를 허용키로 했다.▼ 1574년 도산서원 건립 이후 420년 만이다. 세계에서 유교 문화 전통이 가장 강한 나라가 우리 나라임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다. 도산서원은 그동안 여성의 사당 출입금지를 명문화했다. 때문에 수학여행단이 이곳에 참배할 때도 여학생들과 여교사들의 출입은 통제됐다. 한국의‘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제정에서 보듯 여성지위 향상은 뚜렷하다. 여성 인적 자원이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잇다. 유엔을 중심으로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각국의 노력도 괄목할 만하다. 더구나 21세기의 여성운동은 이제 남녀 동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에서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요구하는 피메일리즘으로 바뀌고 있다. 여성이여, 더욱 힘내라. 성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