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7월2일 사고가 난 당시 3살도 채 안된 나이의 장관일군은 16㎏의 몸무게로 35m가량 되는 높이에서 곧바로 떨어진 것이었다. 관일군이 떨어진 자리는 아파트 밑 화단.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아 비교적 푹신한 화단이었던 터라 어린 관일이의 엉덩이 부분과 머리부분이 움푹 패이며 완충역할을 해주었다고 당시 목격자들은 설명했다. 관일군은“아마 제가 어릴 때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무척 울었는데, 그날도 자고 일어나 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아 울며 침대 쪽으로 올라가 창문으로 엄마를 찾다 떨어졌다고 들었다”며 머쓱해 했다. 추락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관일군은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돼 아버지 장태순씨만한 키로 훌쩍 자라 가족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어머니 이영미씨는 “다시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하고 아찔한 생각뿐”이라며“볼수록 예쁜 아들들 속에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 장태순씨는“평소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마음을 조상님들이 알아주신 덕에 관일이가 큰 사고 속에서도 살아났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되도록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농구를 유독 좋아하는 관일군은 공부 잘하는 형과는 달리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뭐든 마음먹으면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다. 관일군 가족은 10여년전 사고가 났던 소룡동 진흥아파트에서 두 달전 이사했다. 10여년간 살았던 그 집이 바로 코앞에 보이는 진흥아파트 옆 금강골드빌 아파트로 옮겼다. 어머니 이씨는 오래 그 집에서 살았던 덕에 사고당일날 관일이를 안고 탔다 택시비를 주지 못해 가슴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아있던 택시기사를 2000년 가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고 회상했다. 택시를 타고 소룡동 진흥아파트로 가자고 하자 잠시후 택시기사가 “그 아파트 13층에서 떨어진 아이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는 순간 이씨는 당시 그 택시기사임을 직감했다. 이씨는 사실 확인후 당시의 택시비를 받지 않겠다는 만류에도 끝내 전달하고 당시의 사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군산의 기적 관일군의 이야기는 이런저런 사연들을 파생시켰고, 앞으로 또 10년 뒤 더 많은 이야기꽃을 피우리라 기대된다. 건장하게 자라 오늘을 또 어떻게 말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