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수입된 철제 장난감 수갑과 담배 모양의 볼펜 등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아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25일 군산 시내 모 초등학교 문구점 입구 좌판에는 아이들에게 팔리고 있는 모형 수갑이 버젓이 진열돼 있었다. 철로 만들어진 이 수갑은 실제 경찰이 사용하는 수갑과 거의 흡사했으며 가격은 한 개에 1천원 정도였다. 이 문구점에는 이밖에 담배를 본떠 만든 볼펜이나 라이터 모양의 열쇠고리 등 성인이 사용하는 물건을 모방한 완구들이 상당수 진열돼 있었다. 실제 모초등학교 한 반 남학생 중 절반 이상이 하나씩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이모(38·군산시 삼학동)씨는“아들이 어린이날 선물로 모형 수갑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을 말리느라 진땀을 흘렸다”며“아무리 돈벌이도 좋지만 장난감 수갑 따위가 완구점에 버젓이 진열돼 있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어린아이들이 모형 수갑이나 모형 담배를 가지고 놀면서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범죄현장을 재현하는 등 성인들의 어두운 세계를 여과없이 모방하고 있는 것. 교사 강모(46·여)씨는“으레 힘센 아이가 힘이 약한 아이에게 수갑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며“이를 통해 수갑을 채우는 아이는 남을 억누르는 습성을 몸에 익히게 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굴욕감을 맛보게 돼 아이들의 정서를 크게 해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군산 서해대 박승순교수는“아이들의 놀이는 대체로 사회현상을 일정 부분 반영한다”며“연일 계속되는 대형비리사건과 이후 이어지는 구속 수감 장면 등을 TV 등으로 지켜보며 아이들이 수갑과 같은 강제적 통제장치를 놀이도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