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군산항 개항 103주년이 되는 해이다. 1899년 5월1일 대한제국 정부가 자주개항 한 군산항은 숱한 역사를 담고 오늘의 군·장신항만조성에 이르렀지만 역사성만큼의 발전을 이루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게 한다. 항구도시 군산의 이미지를 강화해오지 못한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노력이 못내 아쉬운 상태에서 경기도 평택항의 급부상과 전남 광양항의 역할 확충 속에 서해안시대의 중심항을 꿈꿔온 군산항이 자칫 빛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군산항 발전의 핵심 요소인 군산항 사랑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992년의 변화들 1899년 개항된 군산 내항은 근대적인 시설이 들어서면서 줄곧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돼 오다 1992년 9월 마침내 개방되기에 이르렀다. 군산내항에 시민들의 출입이 자유스럽게 허용됐지만 반면 군산내항은 교역항으로서의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게 됐음을 확인시켜주는 계기이기도 했다. 1970년대에 현재의 군산지방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1974년 건설을 시작한 외항공사 1부두가 1979년 완공됐고, 1990년에는 제2부두가 준공돼 국제교역항의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내항은 연안여객선과 어선 등만이 이용하는 항구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군산내항은 1930년 3천톤급 부잔교 3기 설치를 시작으로 1958년 8천톤급 선박의 접안 능력을 갖추는 등 규모를 확대해 갔지만 외항건설과 함께 1990년 군장신항만 조성계획이 수립됨에 따라 중대한 역할변화를 겪게되었다. 이 변화는 1992년 내항개방을 가져와 오랫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항구도시 군산의 친수공간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도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1991년까지 이어오던 5월1일의 개항제 겸 시민의 날 행사가 1992년에는 10월의 진포대첩제를 명분으로 열리지 않았다. 일부 향토사학가 중심의 무분별한 강제개항 주장을 배경으로 한 시민의 날 변경시도가 성공함에 따라 내항 개방 등 군산항에 대한 관심 확산의 기회를 맞이하고도 개항제를 열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어가야만 했다. 항구도시 군신의 이미지 강화가 시급했던 차원에서 보면 당시의 진포대첩제를 명분으로 한 시민의 날 변경과 근거 없는 군산항 강제개항설은 군산항에 한층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지역적인 현실에 찬물을 끼얹고 지역의 성장기회를 축소시키는 그릇된 결정이었음이 해가 거듭될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역사의 명암을 떠나 항구도시 군산의 항구도시 이미지 강화는 서해안시대 동북아교역의 중심항으로 성장하기 위한 원동력이었고, 전북발전과 직결시켜야 할 도민들의 군산항 사랑은 부인할 수 없는 전북발전의 열쇠이었기에 더없이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군산항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사라진 시민의 날 전야행사엿던 군산항 개항제와 함께 시야에서 멀어진 일이 됐다. 버려진듯한 군산 내항 식어버린 군산항에 대한 관심을 대변하듯 내항개방 10년여인 오늘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1999년 5월1일 군산 개항 100주년의 행사가 논란 끝에 열리긴 했지만 군산항사랑을 위한 범시민운동으로 승화하는데는 실패했다. 시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근거 없는 군산항 강제개항설의 악령이 주연을 맡았고, 군산항의 체계적인 발전구상을 세우지 않은 채 단지 기업체 유치 위주의 항만운영 활성화를 기대해온 유관기관들의 무관심도 조연역할로 충분했다. 군산항에 대한 시민적 관심을 극대화하는 노력은 등한시 한 채 1990년 착공된 군장신항만 공사는 2011년 목표년도를 향해 계속되었고, 1995년 제3부두 완공에 이어 1997년 제4부두 대우자동차 전용부두가 문을 열었다. 또 1998년 2선석을 마련해 임시운영에 들어간 제5부두 공사는 2000년 10월 나머지 4선석을 완공하는 등 군장신항만 공사는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군장신항만 공사가 활기를 띠면서 군산 내항은 더더욱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군산내항 일대에는 해를 거듭할수록 뻘만이 쌓여가 연안여객선과 어선들의 운항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에 이르렀다. 내항과 신항이 함께 공존하는 다른 항구도시와는 달리 군산의 내항은 주변의 녹슬고 잡초만이 수북한 철길과 수십년의 세월을 담아온 낡은 항만시설 등 버려진 항구인양 초췌한 모습을 더해가고 있다. 1992년부터 군산시가 군산내항 정비사업을 세우는 등 나름의 구상을 펼쳐 보이려 했지만 유관기관들의 협력을 얻어내는데 번번이 실패했고, 1999년 개항 100주년을 맞이해 간신히 개항100년 기념광장을 조성했음에도 연계사업을 이어가지 않아 여전히 군산내항은 친수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군산항 사랑운동이 붐을 이룰 수 없음은 자명하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유관기관들이 모두 합심해 군산내항 일대를 군산시민들을 위한 친수공간으로 조성해 돌려주어야 하고, 동시에 항구도시 군산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해 군장신항만 조성에 이은 새만금국제항 건설의 의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버려진 듯한 내항의 모습을 탈바꿈시키려는 의지와 함께 군산항 사랑운동을 이끌어내 지역의 역량으로 군산항이 한층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진정한 군산항 발전을 이룰 수 있다. . 군산항 사랑 바탕이 군산항 발전 이끌어 군산항에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들어서고 각종 현대장비가 속속 설치된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물동량 없이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군장국가산업단지와 군산자유무역지역, 군산국가산업단지 등이 활성화 될 경우 군산항의 활력도 개선되겠지만 문제는 현재의 군산항이 처한 묘한 입장을 해소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항을 발표하며 경기도 평택항과 전남 광양항 그리고 부산항을 지목했음에도 군산항을 배제해 충격을 던져주었다. 군산항이 외형적으로만 면적을 늘려가고 있는 사이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결과에 대한 반성이 요구됨과 동시에 군산항 물동량 확충을 위한 군산지역 각계의 합심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평택항의 경우 자치단체가 나서 항만관련 전담부서를 두어 국가기관인 해양수산청과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이루고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날카롭게 일고 있다. 더불어 군산내항에서부터 군장신항만에 이르는 항만지역을 유지 관리할 체계마련이 시급하다. 내항은 쓸모 없고 신항만 관리하면 된다는 생각이 자리할 경우 항구 특성상 장차 신항관리 조차 원활하지 못할 결과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항이 진정 전북발전의 입이라면 군산항 사랑운동에 전 도민이 함께 나서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군산시민을 중심으로 한 전 도민의 군산항 사랑운동이 빛을 발하지 않는데도 누군가 알아서 전북의 관문 군산항을 윤택하게 닦아줄리 만무하다. 군산항을 애지중지 하는 전북도민의 애정이 가득 하고서야 비로소 군산항이 대륙교역의 전진기지로, 서행안시대의 중심항으로 자리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4년간 지역발전을 위해 앞장서 일할 새 일꾼들이 결정된 2002년 6월을 전환점으로 군산항 사랑 운동의 열기가 한여름의 폭염조차 삼켜버릴 수 있게되기를 기대한다. 군산시민을 비롯한 전 도민의 군산항 사랑은 전북발전의 유일하고도 강력한 에너지임을 깊이 인식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