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그 짧은 서른 날의 잔치는 끝났다. 합죽선 천장을 밝히던 조명도 꺼지고 잔디 위를 내달리던 선수들은 짐을 챙기고 마침내 갔다. 장동 월드컵경기장과 도심광장 곳곳을 뒤흔들던 6월의 붉은 함성도 사라졌다. 그러나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상을 치우고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라는 것을. 우리들이 부르던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라는 것을. 누군가 새벽이 오기 전에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는 것을. 우리 민족이 비록 스포츠라는 한정된 부분에서일망정 잃어버렸던 상고사의 영광을 재연하면서 세계사의 주역으로 찬란한 빛을 만방에 떨친 2002년은 분명 밖으로는 화려한 조명을 받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면 아직은 안타까운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다. 그중 오늘의 교육현장의 모습을 바라보면 걱정스럽고 암담하기만 하다. 제3대 교육위원회는 유난히도 감투싸움과 이권에 집착해서 전북 교육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황폐화 시켰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한 상황이다. 가장 청렴하고 높은 도덕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교육위원회가 언제부터인가 각종 비리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일들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야겠다. 다만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로 시작한 4대 교육위원회는 우리 교육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교육은 오늘의 기반 위에서 내일을 설계하는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미래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일의 주역인 우리의 자녀들이 미래사회의 주역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소양과 인격을 도야시키며 적성에 맞는 능력을 극대화하여 완성된 인격체를 만들어나가는 중차대한 책무를 수양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제4대 교육위원들은 미래시대에 사회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적인 안목과 사회의 본으로서 혼탁해져 가는 세태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높은 도덕성을 지닌 사람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4대 교육위원들은 지역의 균등 발전을 위해 대동하기 바라며 특히 전주 이외 지역의 학력신장을 위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지리적 문화적 주변부의 교육적 낙후성을 이대로 방치된다면 전북의 인재들을 수도권은 물론 인근 대전, 공주, 광주에 빼앗기게 될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군산지역의 경우 매년 백여명의 우수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을 위하여 타 시도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어느 중학교는 상위 10등 안에 드는 학생중 무려 7명이나 인근 지역으로 전학한 실정이다. 지역 발전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월드컵을 앞두고 개통된 군산 - 전주간 고속화 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는 오히려 교육인구 유출을 부채질하면서 지역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인구 유입에 역행하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0년동안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 부동의 도내 2위 자리를 고수하며 전주시와도 선의의 경쟁을 벌이던 군산시의 시세가 지역교육계의 교육력 저하라는 암초 앞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지역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산시 학교운영위원연합에서 군산시 학운회원 전원을 대상으로 최근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공립 외국어고의 군산 유치가 이 지역 사회에서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군산 교육 가족들은 구 군산대 해양과학대 부지와 건물을 활용한다면 최소의 투자로 전북지역의 공립 외국어특수목적고를 설립할 수 있다는 합리적 방안을 가지고 있다. 제4대 교육위원들이 대승적 사고로서 이 문제를 다루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