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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노인들 갈 곳 없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2-08-10 00:00:00 2002.08.10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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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군산 월명공원 입구에서 만난 박모(70·군산 신풍동)씨는“여기가 시원하고 또 말 동무도 있어 집에서 보내는 것보다 훨씬 좋다”며“집에서는 미숫가루라도 타 먹으려고 해도 며느리가 챙겨주는 게 오히려 신경이 쓰이고, 더운 여름철 하루 종일 같이 지내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정모(67·군산시 문화동)씨는“이 나이에 뭔가를 배우는 것도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가는 커피숍에 갈 수 없지 않느냐”며“점심을 미리 일직 먹고 나오거나, 그렇지 않을 땐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누군가 한 턱 낼 땐 냉면이라도 한 그릇 할 때도 있다”고 거들었다. 독거노인 김모(71·여 군산시 해신동)씨는 한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요즘 아침 식사를 끝내기 무섭게 동네 노인정으로 발길을 돌린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으려니 덥고 답답한데다, 집안의 낡은 선풍기를 틀려해도 전기세가 만만치 않아 노인정에서 또래 노인들과 애기를 나누며 선풍기도 공자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본격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은 여름방학이다 휴가다해서 피서를 즐기기 위해 마음이 들떠 있지만, 정작 상당수 노인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가족들이 피서계획을 제안해와도“너희들끼리 재미있게 놀다 오라”며 고사하거나, 함께 떠나도 피서는 제쳐둔 채 손자들과 놀아주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 등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종교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시내 노인대학도 대부분 방학에 들어갔다. 이웃 일본의 경우, 행정단위마다 휴양림 안에 저렴한 실비로 온천욕과 숙식을 해결 할 수 잇는 소규모‘노인 휴양소’가 설치돼 노인들에게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해 볼 때 우리는 노인들에게 눈길을 전혀 돌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중산층 이하 노인들은 여름이면 피서를 위한 휴양은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더위를 피해 역이나 공원 등지를 떠돌고 있다. 군산에서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조규춘목사는“영세노인 대부분이 배움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복지관 이용을 꺼리고 있다”며“여름철에 맞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형식의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고 이제는 노인들이 며칠간 실비로 입소해 온천욕이나 삼림욕 등을 즐길 수 있는 청소년수련시설과 유사한 형태의 노인휴양소 설립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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