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 이후 실직한 김모씨(52·군산시 사정동)는 날품팔이를 해가면서 어렵게 1,300만원을 모았다. 조그만 식당이라도 운영해 볼 생각으로 지난달 전북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를 찾았다. 은행에 대출을 받으려니 금리도 높고 더욱이 담보제공이나 연대보증에 자신이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이곳도 “담보제공이나 연대보증 없이는 안됩니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식당을 운영하려는 조그만 꿈을 접어야만 했다. 아직도 우리 현실이 순수 신용대출과는 너무나 먼 거리에 있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에게 담보제공이나 연대보증 없이 순수하게 신용대출을 받기가 여전히 오르지 못할 나무다. 군산소상공인지원센터는 지난 1월부터 식당 점포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 대한 자원지금 업무를 이관 받은 후 5월초 176개 업체에 53억원을 융자 지원, 올해 조성한 소 상공인 융자액이 조기 소진되었다. 그러나 이들 대출은 모두 담보제공이나 연대보증으로 이루어져 순수 신용대출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기센터측은 “행정기관에서 창업 및 경영안정자금으로 지원되는 대출일지라도 담보 및 연대보증이 필수적이다”며 “현실적으로 순수 신용대출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기센터는 대출 대상자를 은행에 추천하면 은행이 이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담보제공이나 연대보증은 필수적이며 다만 대출이자 가운데 울산시의 이자보전 3%를 제외하면 실제 대출금리가 4∼5% 수준으로 이자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중소제조업체를 상대로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출형태는 부동산 담보대출(50.9%) 신용보증부 대출(28%)로 순수 신용대출은 8.2%에 그쳤다. 정부가 순수 신용대출을 장려하고 있으나 특별한 기술력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을 찾지 않는 한 대출 문턱은 이래저래 높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