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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2-11-18 00:00:00 2002.11.18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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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도 형제간에 화목하게 지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신라시대의 '방이설화'나 그 속편쯤으로 여겨지는 '흥부전'을 보면 살림이 어려운 형제에게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보다는 형제의 곤궁을 즐기는 듯한 심술궂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가난하지만 착한 방이나 흥부가 천우신조로 잘살게된다는 해피엔딩도 닮은꼴이다. 자식은 많고 먹을 것, 입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한 이야기다. 이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일곱 형제를 키우면서 '형우제공(兄友第恭)'을 자녀 교육의 신조로 삼았다. 형은 아우를 사랑하고 아우는 형을 공경하라는 것이다. 유교사회에서는 부모에 효도하고 형을 공손히 섬기는 '효제(孝悌)'가 백행(百行)의 근본으로 꼽혔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형제간에 다툼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 형제간의 경쟁본능이 위대한 인물을 만드는 힘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자 로버트 윈스턴 교수가 1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를 BBC가 방송한 다큐멘터리 '인간 본능'에 따르면 간디나 다윈, 마틴 루터 킹 목사, 나이팅게일, 토머스 제퍼슨 같은 창조적 사상가들은 맏이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경쟁본능은 워낙 강해 부모에게 자신을 인식시키기 위해 형제, 자매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손위의 형제를 라이벌로, 때로는 적으로 여길 정도다. 이 같은 경쟁본능이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돼 세파(世波)를 이겨내는 동력이 될 것이다. 맏이가 부모의 권위에 순종하고 보수적이라면 ,동생은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성격을 갖기 쉽다. ▼찰스 다윈은 2남4녀 가운데 다섯째며, 둘째아들이었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다윈을 에든버러대 의학부에 보냈으나 수술실의 비명소리가 싫어 그만뒀고 다시 목사 공부를 하라고 케임브리지대로 진학시켰지만 여기서 식물학 교수와 친해져 자신의 인생항로를 바꾸게 되었다. '미운 오리새끼'가 '진화론'으로 인류 역사의 대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다.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요즘은 맏이가 절반 이상일 것이다. 맏이라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맏이의 포용력 덕분에 아우들의 창조적 도전이 가능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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