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전 양판점과 대형 유통업체에 밀려 가전 대리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군산지역의 경우 올해에만 하이마트 나운점, 해태마트, LG하이프라쟈 회원점이 올해 들어섰다. 또 하이마트 조촌점이 확장 이전하는 등‘동네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 대형매장은 주로 ‘홈시어터 실연실’을 꾸미고 대형 프로젝션 TV를 대거 진열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과 호기심을 자극하며 고객 끌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주로 10평 안팎의 소규모 매장에서 영업을 했던 개인 대리점들은 협소한 매장과 취약한 자금력으로 인해 불황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인 대리점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대금 결제를 늦추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미리 해당 금액을 계좌이체 시킨 후 인터넷 구매 시스템을 통해 그 금액만큼을 차감 하며 제품 수주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 돈 100원만 모자라도 제품 수주가 불가능할 만큼 각 가전사들이 개인 대리점주들에게 자금력을 요구해 재고 부담 등을 우려, 불황을 겪고 있는 개인대리점으로서는 ‘함부로 제품을 사올 수도 없다’는 것이 대리점주들의 이야기다. 현재 군산지역에는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이 수십개 있지만 이중에는 휴대전화 등 취급소도 포함된 것이라 일반적인 가전 개인 대리점은 10여개에 불과하다고 대리점주들은 밝혔다. 특히 LG의 전신이었던 금성사 대리점의 경우 대형 매장들에 밀려 현재 8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개인대리점들이 불황을 겪자 가전회사들이 택한 방안은 ‘육성점’ 제도. 업계 관계자들은 “이전에는 각 개인대리점이 5∼6개의 작은 가게를 거느리고 장사했지만 대부분 문을 닫고 현재는 매입가에서 혜택을 받은 육성점에서 조금 싼값에 일부 물건을 사오는 등 영세상으로 몰락했다”며 “가전 회사들은 경쟁점과의 싸움을 위해 육성점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들 대형 매장 때문에 결국 자회사 대리점이 몰락하는 집안싸움으로 치닫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풍동에서 가전대리점을 하고 있는 서모씨는 "그동안 단골 고객과 인근 주민들에 대해 크고 작은 고장이 있을 때마다 집을 방문하면서 서비스를 해 준 덕에 현상 유지는 해 왔으나 2∼3년전부터는 아예 장사가 안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 없이 혼자 일하고 있다”며 “배운 게 이 일 뿐이라 장사를 그만둘 수도 없어 살아남기 위해 좀 무리를 해서라도 매장을 넓히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