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난방도 안된 교실에서 벌벌 떨며 보충수업을 받고 있다니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 반복교육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 모두들 이를 깊이 반성하고 이제는 참교육을 실현해 보자고 다짐하고 있는데 막상 교육을 맡고 있는 학교에서는 이에 역행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교육부는 방학기간 특기적성교육을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이것도 사전에 각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특기적성교육 실시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군산시내 인문계고등학교에서는 특기교육을 실시한다는 명분 하에 국어, 영어, 수학 등 수능시험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을 대상으로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학교당국은 지방학생을 서울의 일류대학에 많이 보내기 위해 보충수업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고 학부모도 이를 원하고 있는데 제도가 잘못되어 어쩔 수 없어 편법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변명할지도 모른다. 즉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현실은 이와 괴리되어 있으니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자위할지 모른다. 그러나 학교당국과 선생님들은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다. 세칭 일류고등학교에서는 정신이상자와 척추장애자를 양산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일류대학 합격자를 늘리려는 학교방침에 따라 학생들은 새벽에 별을 보고 집을 나가 자정이 되어 집에 돌아오는 입시위주의 교육에 혹사당해 왔다. 교사들의 주입식 교육, 암기위주의 반복교육에 저항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은 일류대학에 들어갔지만 정상적인 사고력을 갖추지 못했으니 스스로 정신이상자라 자책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교육에 반기를 들거나 공부하기 싫은 학생들도 억지로 앉아 있어야 하고 틈만 나면 책상에 엎드려 자야 하니 척추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해 허리이상자가 되었다. 이 과오를 누가 책임지며 엄청난 죗값을 누가 치러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