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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01-18 00:00:00 2003.01.18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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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괴테와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는 미식가였다. 괴테는 학교 앞 튀김가게에서 갓 튀긴 생선을 먹고 등교해 지각하기 일쑤였고 애인에겐 사랑의 편지와 함께 초콜릿, 소 혀 요리를 보냈다고 한다. 만년에도 거위 간,순무와 함께 요리한 갈비, 노루등심 등을 즐겨 먹었다. 슈트라우스도 가재살을 곁들인 훈제송어, 레드와인 소스를 얹은 야생 토끼고기, 황소 안심구이, 로마식 샐러드와 민물농어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중국 시인 소동파도 이에 못지 않다. 양쯔강 주변의 양주 장관을 할 때 별미 황복을 먹느라고 정사도 소홀히 했다는 일화가 있다. 황복은 양쯔강 물로 씻어야 제격이라며 강물까지 길어 날랐단다. 중국 서안의 궁중요리전문점 팅리관은 '황제식단'으로 유명하다. 가장 비싼 천룡어연(天龍御宴)은 36만6천위안, 우리 돈으로 5천500만원이라니 놀랍다. 상어요리, 제비집, 새끼 비둘기, 콩나물 뿌리,100마리 잉어요리 등 14가지에 240만원짜리 술이 나온다. 미식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프랑스의 요리사 등 구르망(미식가)협회 회원들이 중세 가톨릭교회가 정한 7대 죄악 중 구르망디즈(gourmandise:식도락·대식)를 삭제해 달라는 탄원서를 교황에게 제출할 것을 결의했다. 구르망디즈가 죄악에 포함된 것은 당시 '과식'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고 마시며 즐기는 유쾌한 삶을 연상케 하는 '구르망디즈'에 대한 명예회복 주장은 '미식의 나라' 프랑스답다. 그러나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분수에 맞게 절식해야 한다는 교회의 참뜻은 오늘에도 유효하다. 풍성한 식탁이 혀를 달콤하게 할진 몰라도 피를 탁하게 하고 두뇌를 혼란케 한다. 세계적 노화학자인 유병팔(미국 텍사스대 명예교수) 박사는 절식이 산화와 환원의 균형을 잡아주는 무병장수의 근원이라고 강조한다.진정한 식도락가는 미식만 찾는 것이 아니라 맛을 음미하고 풍취와 아취를 즐길 줄 안다. 미나리를 강상춘(江上春), 생 미역과 달래무침은 산해채(山海菜) 등으로 이름을 붙이며 운치를 돋운 시인 조지훈의 풍류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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