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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특집 타일랜드 제2의 도시 「치앙마이」에서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02-11 00:00:00 2003.02.11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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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명의 관광객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가 태국 현지시간으로 밤 10시50분 치앙마이 상공에 도착하며 한 눈에 들어오는 치앙마이의 야경은 다소 어둡다는 느낌이었다. 다음날 태양이 뜨면서 머물던 호텔 참문으로 내비친 치앙마이의 시가지를 바라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가지 곳곳이 나무숲으로 싸여있기도 했지만, 우리의 도시처럼 화려한 전등을 쓰지 않는 때문이기도 했다. 개발이 안된 치앙마이의 수목 우거진 시가지 풍경들은 환경으로 시달리는 우리의 도시들과 큰 대조를 보였다. 인구 17만명 밖에 살지 않는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는 북부지역에 있는 태국내 가장 오래된 도시여서 왕족이 탄생한 태국인들의 정신적 지주 도시이다. 몰려드는 세계 관광객들 이 작은 도시에 한국인을 비롯한 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까닭이 무엇인가. 많은 잠재력을 지닌 군산과 어떠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여행지 중 태국의 지붕이라 일컫는 도이인타논 국립공원 정상인 해발 2천565m에 위치한 신전에서 신발을 벗은 채 무릎 꿇고 헌화하는 태국인들의 모습은 관광객들과 달리 매우 엄숙했다. 정신적 심장부에 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들은 한층 상기된 표정들이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도 비행기로 1시간30분, 자동차로는 12시간여 소요되는 치앙마이는 태국인들에게도 꼭 가고 싶은 관광지로 손꼽혔다. 산아래 주차장에서 8명 정도가 탈수 있는 알본산 자동차로 갈아타고 한참동안 자동차 소음에 시달리며 오른 산정상의 초라한 모습은 더없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거의 모든 자동차가 일본산이라는데 아쉬움이 느껴졌다. 치앙마이의 관광지가 대부분 관광객들에게 큰 감흥을 주지는 않지만 태국인들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그들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다는 관광안내원의 말에 다소 의안은 됐다. 그러나 가는 곳들이 도이인타논 국립공원과 같다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 싶었다. 산 정상을 내려오다 현 국왕의 장수를 기원하는 기념탑을 방문하며 국민의 95%가 붉교신자인 태국의 정서를 직감케 하는 두 개의 기념탑에서 비로소 관광지라는 인상을 받았다. 역대 왕의 유해와 왕비의 유해를 따로 안치한 채 마주 바라보고 있는 똑같은 두 개의 기념탑은 태국인들의 정신적 집중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일대장관이었다. 골프관광이 대부분인 한국인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골프관광을 즐기기에 300d명의 전세기 승객 중 관광지 방문에 나선 사람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골프치기가 너무 어렵고 값비싼 한국내 사정을 감안하면 골프장 이용이 쉽고 값싼 치앙마이의 골프관광이 이해됐다. 이 골프관광객들을 한국내에서 수용할 여건을 만드는 일이 시급해 보였다. 여행객들이 도착한 2월초의 태국 치앙마이는 아침온도 15도, 한낮에는 30도 안팎에 이르는 태국의 겨울에 해당됐다. 더울 것이라 생각해 여름옷만을 준비한 이들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에 시달려야 했다. 기온은 높아도 습기가 전혀 없는 탓에 아무리 더운 한낮이라도 그늘에만 들어 서먼 시원하기 짝이 없었고, 해가 지면 싸늘한 바람이 살결에 부딪쳤다. 치앙마이에 도착한지 만 하루가 지나서야 치앙마이의 시민들이 항상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드리우고 사는 사람들임을 알게됐다. 욕심 없어 보이는 맑은 눈동자가 그들의 생활상을 대변했다. 그러나 어느 곳에 가든 시계를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시간관념이 희박한 도시라 여겨졌다. 그만큼 태국인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았고 늘 여유롭게 사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게으르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의 ꡐ빨리빨리ꡑ 습성에 익숙한 탓일까?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나름의 한식으로 채웠지만 점심식사는 도이인타논 국립공원 내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현지식을 맛보게 되었다. 알랑미 쌀밥에 태국식 반찬들이 하나 둘 식탁 위에 도착하면서 식사가 시작됐지만 이방인들은 나머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반찬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식사를 다 마쳤다. 채 20분도 지나지 않아 식사는 끝이 났고 나머지 반찬거리를 가져온 현지인들은 무심코 반찬들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 갈 뿐이었다. 물은 반드시 사먹어야 탈없어 현지 식사가 입맛에 맛질 않아 잘 먹지 않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평소대로 식사를 한 것이어서 우리의 식사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단적으로 비교가 가능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물은 반드시 사먹어야 하고 관광안내원이 확인해주지 않는 물이나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는 불편함이 컸다. 석회석이 많은 지질이어서 현지인들 조차 물을 사먹는다고 했다. 그래도 하루 여정을 마치고 30달러 짜리(본래 40달러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치앙마이 시가 10달러를 지원) 전신 안마를 받노라면 그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방에서 안마를 받으려는 관광객들이 모두 나란히 누워 안마학교에서 기술을 익힌 전문 안마사들이 주로 손가락과 팔꿈치, 다리를 이용해 어깨에서 배까지의 부분만 제외하고 전신의 혈맥을 누르고 풀어주는 느낌의 치앙마이 안마는 태국 전역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친디는 설명이 쉽게 납득됐다. 처음에는 안마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당시만 해도 많은 찬반의견이 팽팽했지만 결국 주요 관광수입원으로 정착시킨 태국인들의 선택력은 본받을 만 하다. 우리도, 예를 들자면, 외국인을 상대로 한 때밀이관광을 열린 마음으로 관광상품화해 다양화시킨다면 태국의 안마관광 못지 않은 관광상품이 될 것이란 관광안내원의 제안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초라하지만 국제공항 운영돼 인구도 많지 않고 아직 충분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볼 품 없는 치앙마이에 전 세계의 사람이 몰려들어 국제공항이 초라헌 사설이지만 운영되고 있다. 골프장이 많아 이용이 쉽고 가격이 저렴해 외국 골퍼들의 시선을 끌기도 하지만 관광산업을 열린 마음으로 평가하고 준비했다는 점이 주효한 것이라 여겨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빈약한 국제공항 시설이지만 그곳으로 세계인들이 오고가기에 치앙마이의 미래는 점차 밝아지리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의 실망감이 시간이 흐르며 관심을 The게 만드는 뭔가에 이끌렸다. 도로나 상가조성 등 도시의 각종 기반시설 발달은 군산이 몇곱절 앞서있었지만 호텔을 비롯한 관광기반시설이나 운영에 참여하는 치앙마이 시민들의 자세 등 본받아야 할 점도 적지 않았다. 800년 역사의 고도로 오늘날 태국 전역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치앙마이에는 나산왕국의 유물들이 도시 한 가운데 남겨져 있어 태국인들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를 본 순간 무엇이든 없애고 보려는 지난날 군산지역의 각종 유적에 대한 자세 그리고 여전히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 도시 가꾸기와 미래의 창출력 등 우리의 현실이 연상돼 더 큰 아쉬움 속으로 빠져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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