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3일째 되는 날 아침 호텔 에리베이터 이용이 일시 금지됐다. 태국 국왕의 둘째 공주가 호텔을 방문한다고 해 일대 소란이 벌어진 것이다. 호텔 8층 방을 사용하고 있던 터라 아침부터 계단을 이용해 내려와야만 하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공주의 방문에 작은 소동이 일고 소동을 빗게 한 주인공인 둘째 공주가 마침내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로비에 들어섰다. 공주를 보기 위해 외국인들이 줄지어 서있었지만 소동을 벌인 만큼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승용차에서 내린 검소한 양장차림의 40대 중년 공주가 20여m 가량을 걸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전부였기에 거리에 내걸려 있는 초상화 속 왕족들의 모습과는 매우 달라 보였다. 메땡코끼리학교 인근에서 우마차와 코끼리를 타고 숲 속을 지났고 대나무 뗏목에 올라 땡강의 평온함을 맛보면서 치앙마이의 관광산업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14세의 소년이 육중한 코끼리를 능숙하게 조련하며 관광객을 맞이했다. 어려운 그들의 경제형편 때문이라는 어설픈 평가는 잠시였고 그들의 전문성을 조기에 습득시키는 노력들이 관광대국의 기반임을 알 수 있었다. 코브라쇼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난농장을 방문하며 볼 것 없다는 치앙마이에 대한 선입견을 접어야 했다. 다만 많지 않을 뿐이었다. 독기 서린 코브라를 움직이며 연출하는 조련사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이어 태국 북부지역 농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버팔로농장의 방문은 농경사회가 아닌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체험일 수 있으나 우리 일행에게는 지루한 시간이었다. 대중교통수단 툭툭이·?테우 하루의 관광시간이 끝난 오후 자유시간대마다 치앙마이의 거리를 자주 나가 보았다. 1980년대 초 우리의 수퍼마?과 같은 모습에서 풍족함이 넘쳐나지는 않았지만 치앙마이 시민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점차 낙후를 벗어나리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천성적으로 게으르게 보일만큼 느긋한 성격이어서 빠른 발전을 이루지 못하리란 전망도 있지만, 우리 보다 크게 앞선 요소들과 본받을 점도 많았다. 주요교통수단인 오토바이 외에도 치앙마이의 택시인 「툭툭이」가 이국의 정취를 더했다. 오토바이를 개조해 3륜차로 만든 2∼3인용의 툭툭이는 타기 전 값을 흥정해야 한다. 물가가 싸다고 생각해 무작정 움직였다 오히려 계산착오를 알으키기 쉬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툭툭이 요금이었다. 툭툭이와 같이 사용되는 「쌍테우」는 트럭을 개조해 만든 7∼8인용으로 치아마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운송수단이었다. 대부분 이제차들인 치앙마이에서 한국제품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삼성과 LG의 전자제품들 이었다 어둠이 내리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상가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치앙마이 대학생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세계 100위안의 대학을 보유한 타일랜드인들의 자랑이기도 해 우리의 외형중시 풍조에 대한 부끄러움이 떠올랐다. 치앙마이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한결같이 현재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하고 있다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며 순수함이 가득한 눈동자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쪽에선 여장 남성(일명 게이)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거리의 모습도 보여 주었다. 교민들 대형 식당·농장 운영 치앙마이에는 400여명의 한국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큰 규모의 음식점이나 농장이었으며, 전주식당·서울가든 등의 간판이 타국에서의 친근감을 주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치앙마이 현지 젊은이들도 매우 친절한 미소로 즐겁게 일하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팁을 절로 주고싶게 만드는 그들의 친절함은 본받을만 했다. 치앙마이에서 떠나던 날 오전 도이수텝 사원에 올라가 불교문화의 화려함을 접했고,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고향 군산의 발전상과 발전 가능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이어 ?테우를 타고 고산족이 사는 인도이푸이에 마을에서 원주민 메이족을 만났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이곳 족장 며느리라는 젊은 여인이 일종의 입장료를 받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라 마을의 허름한 형태 속에서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가념품 가게가 마을 전체에 줄지어 서있었다. 한국인들과 거의 같은 외모, 아기에게 엄마가 밥울 주며 “맘마”라고 하는, 극히 일부지만 똑같은 언어사용 등이 흥미로웠다. 마을 한가은데 꾸며놓은 공동과 같은 밭에는 양귀비가 심어져 있었다. 때마침 우리의 정월 풍습처럼 마을 주민들이 한 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명절을 즐기고 있었다. . 칸톡식당에서 디너쇼를 보며 현지식으로 한 저녁식사를 끝으로 치앙마이에서의 여행은 끝이 났다. 전통민속공연인 칸톡디너쇼에도 많은 어린이와 소년소녀들이 참가해 공연을 펼쳤다. 자정을 조금지나 이륙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치앙마이와 작별했으며, 귀국 길에서 치망마이가 볼 곳은 적지만 느낄 것은 많은 도시로 정리됐다. 치앙마이에 비해 잠재력이 더 큰 군산 4시간30분여의 비행 끝에 인천 상공에서 내려다 본 영종도 국제공항은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비해 월등함을 뽐내고 있었다. 치앙마이에서의 색다른 경험은 분명 군산이 잠재력을 지닌 가능성 있는 도시임을 느끼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해 외국인들을 불러모으는 치앙마이의 관광정책과 비교할 때 뒤질게 없는 군산이 치앙마이 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는 이유를 견주어 새 활력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치앙마이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