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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03-15 00:00:00 2003.03.15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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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토론문화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기록이 있다. 기원전 69년의 신라 육부 촌장 이야기가 그것이다. 촌장들이 경주의 알천 언덕에 모여 나라를 다스릴 군장을 추대할 것을 '의논'하고 하늘에 제례를 올렸다고 한다. 이때의 의논은 바로 토론을 뜻한다. 육부 촌장들은 똑같은 자격으로 토론을 거쳐 전원의 의견이 합치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대된 인물이 신라의 시조 왕이 된 박혁거세다. 이 육부 촌장들의 '합의' 예를 보면 우리 민족도 예로부터 치열한 합리적 토론을 거쳐 민주적으로 어떤 일을 결정했다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고려, 조선시대만도 왕과 신하간의 진솔한 토론들이 많이 행해졌으며 이 과정을 통해 과도한 왕권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견제적 역할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역사학계의 의견이다. ▼토론은 우리의 고유한 문화다. 이것은 결코 서구에서 어느 날 갑자기 수입돼 오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토론을 서양 민주주의 산물처럼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이는 미국 등 서구 교육을 받아 이를 최상으로 여기는 이들의 일방적 영향 탓일지도 모른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남북 분단 시대의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이란 빡빡하고 험한 고난을 겪어온 때문일까. 우리 전통적 토론에 관한 역사 의식이 이젠 거의 실종된 것 같다. 그래서일까. 최근 우린 각종 토론을 보게된다. 방송에서 또 직장에서… 그러나 토론을 보고 있노라면 늘 불안하다. 왠지 위태로운 마음마저 든다. 토론의 기본 전제는 서로 입장을 우선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상대를 얕보고 깔아뭉개 이겨보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진정한 토론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대화에 있다. 이젠 한국에서 건전한 토론문화로 살맛 나는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편할 수 있는 그런 말!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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