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는 장례식이나 추모식 이외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았고 하나만 가지고 수십년간 사용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는 '넥타이를 한 개 이상 가질 필요가 있겠소. 어차피 한 번에 한 개 이상은 맬 수 없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넥타이(necktie)란 목(neck)에 매는 끈(tie)이란 뜻이다. 오늘날의 넥타이는 17세기 후반 속옷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매듭을 지은 수건을 목에 두른 프랑스 육군의 크로아티아 용병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실상은 당시 용병들은 생명을 해칠지도 모르는 마귀가 입을 통해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온다고 믿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목을 끈으로 '단속'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넥타이는 색깔에 따라 상대방에게 주는 이미지가 달라진다. 문양은 주술적인 의미도 지닌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선 TV토론에서 시청자에게 '믿을 수 있는 지도자'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붉은 색의 넥타이를 매고 나오자 같은 색상을 찾는 '노무현 넥타이' 붐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월드컵 대회 때는 필승을 염원하는 네 가지 문양이 담겨 있다는 '히딩크 넥타이'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넥타이는 사랑의 전령사가 되기도 하고 증오의 흉기로도 돌변한다.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에는 화사한 느낌을 주는 핑크색의 넥타이를 매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그런 반면 넥타이는 가정 파탄 끝에 아내가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최근에는 넥타이 파괴 바람이 세계적으로 거세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때마침 영국에서는 '직장에서 남자에게만 넥타이를 강요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영화감독 출신인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은 공개적으로 노타이 근무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넥타이는 여전히 남성의 정장에서 빠질 수 없는 패션 소품이다. 너비,색깔,문양은 유행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남성이 양복을 입는 한 넥타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