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유일의 무역항인 군산항이 항만경쟁력 평가의 주요 잣대로 작용하는 물동량과 선박입항, 수출입 처리실적 등에서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면치못해 명실공히 서해안 허브항을 기대하는 지역시민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주 확정발표한 2002 전국 항만운영 통계자료에 따르면 군산항은 지난해 전국 13개 주요 무역항 가운데 물동량 처리부문 9위, 선박입항 순위 10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항 물동량은 99년 1천150만3천톤에서 2002년 1천277만6천톤으로 최근 4년동안 불과 11% 증가에 그쳤다. 반면에 평택항은 99년 2천613만2천톤에서 지난해 4천389만여톤으로 4년동안 70% 가까운 물동량 증가를 보여 군산항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99년 4천490척이던 군산항 선박입항 척수는 200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 지난해 4천200척으로 오히려 4년동안 7%가 감소해 지속 증가추세를 보이는 타지역 항과 대조되고 있다. 또 최근 무역협회 전북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군산항 수출실적은 2000년 12억4천여만 달러에서 지난해 7억3천여만달러로 무려 40% 이상 감소했으며, 수입실적 역시 2000년 12억4천여달러에서 지난해 9억1천여달러로 줄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군산지역은 군산항을 서해안의 중추적 허브항, 대중국 교역항, 환황해권 경제중심항이라는 때이른 자화자찬만 가득할뿐 실추된 군산항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효율적인 대책과 관심은 미온적인 실정이다. 군산항 발전을 위해서는 해수청과 하역회사, 하역노조 등 항만유관기관 간의 화합이 절실한데도 지난해 부두운영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하역회사간 과당경쟁과 잡음이 야기됨은 물론 최근에는 군장신항만 61번·62번선석 양곡부두 공사가 항운노조 내부갈등으로 6개월 가량 지연되고, 이면에 하역회사간의 갈등설까지 나도는 등 항만 발전을 위한 항내 여건이 성숙되지 못하고 있다. 군산해수청 관계자는 『군산항 물동량 감소 등 위상저하 원인은 수출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인 컨테이너 화물 처리 여건이 좋지않기 때문이다』며 『5만톤급 양곡부두와 컨테이너 부두 등 4개 선석 공사가 내년 본격화되면 향후 군산항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추락하는 군산항 위상회복을 위해서는 부산항-광양항을 중심으로한 정부의 투포트(TWO-PORT) 항만개발 정책에 대한 합리적 대응과 함께 내적으로는 군산시와 항만 유관기관간의 상호 협력시스템 강화 등의 조치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