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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학벌이 신골품이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03-31 00:00:00 2003.03.31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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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시대의 큰 특징은 성골 진골 등으로 대표되는 골품제가 적용된 사회란 것이다. 결혼도 신분적으로 서열화됐다. 중국 역사서 '신당서' 신라조는 '그 나라는 형제의 딸이나 고모,이모, 종자매를 아내로 삼는다. 왕족은 제1골(성골)이 된다. 이들은 제2골(진골)의 여자에게 장가들지 않는다. 결혼해도 제2골 여자는 첩이 된다'고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성골만이 왕이 될 수 있었다. 왕족이기는 하지만 진골은 왕이 될 수 없고 대신 신라지배계층의 근간을 이루며 정치적 실권을 누렸다. 우리 역사상 신라에서만 여왕이 3명이나 탄생한 것도 이 골품제 때문이라고 이야기된다. 진평왕의 큰딸인 선덕여왕이 신라 27대로 첫 여왕이 된 근거가 바로 '성골의 남자가 없었던' 궁여지책으로 인한 것이다. '순수혈통주의' 고수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골품제는 신라의 사회 생활 전반까지 속박했다. 흥덕왕 9년(834년)에 '사치 금지'란 취지로 낸 규정은 각 신분에 따른 차별적 기준을 자세하게 정하고 있다. 4두품 이하의 여자들은 속치마까지 입지 못하도록 했다. 이 골품제의 높은 벽으로 인해 훌륭한 인재들이 신라 주류 사회에서 속속 이탈했다. 원효,최치원,설계두,궁예 등이 그러했다. 일부는 당나라를 들락거리며 신라 개혁을 꿈꾸었다. 결국 골품제란 '순혈주의'가 신라를 망쳤다. ▼한국에선 학벌이 신골품이다. 일부 학교 출신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들만이 최고'라는 순혈주의를 고집한다. 이러한 현상은 조그만 소도시에서도 두드러져 어느 출신졸업생이 아니면 안된다는 의식이 팽배돼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해도 해도 너무한 오만하고 방자한 이기적 순혈주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꼴을 보면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시스가 연상된다. 나르시스는 물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자신을 잡으려다 되레 빠져 죽어버렸다. 비극적인 '나르시시즘'이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다면 불행한 일이다. 세계 진짜 좋은 학교들은 보다 큰 발전을 위해 순혈주의를 타파한 지 오래다. 에리히 프롬은 참다운 앎이란 미망을 깨뜨리는 것,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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