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가 너무 빡빡해졌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IMF사태 때보다 훨씬 더하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하다. 출퇴근 시간대조차 군산시내 곳곳에서 빈 택시들이 줄을 잇고 식당이나 술집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주부들도 "장보기가 겁난다"고 답답해한다. 이라크전까지 터져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서민들의 삶이 더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택시기사 우윤택(56.군산시 수송동)씨는 "출근 시간에도 손님이 없어 30분 이상 그냥 돌아다니기 다반사고 혹 타더라도 같은 방향의 3, 4명이 함께 타는 경우가 많다"며 "손님은 적고 회사 납입금과 가스값은 올라 퇴직하는 기사들이 속출한다"고 했다. 개인택시를 모는 안영호(48. 군산 중미동)씨는 "작년만 해도 야간에는 술집 주변에 택시들이 꽤 몰렸으나 요즘은 술 손님이 줄어 아예 일찍 마치고 돌아간다"고 했다. 문을 닫거나 매물로 내놓은 점포도 부쩍 늘었다. 최근 대명동 개복등 중앙로 유흥업소 밀집지역 시내 일대 많은 상가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룡동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ㅂ가든 대표는 "인근 공단 업체들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1주일에 1∼2 차례 회식모임을 가졌지만 요즘은 보기 힘들어졌다"며 "가족 동반 모임도 거의 사라져 해 지기 전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전분심(53. 여. 수송동)씨는 "집 주변 식당이나 옷가게 등 점포도 썰렁하다"며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도 최근 술을 안 마시고 일찍 집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주부들의 가계 살림도 빠듯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박정수(46.여.군산시 산북동)씨는 "콩나물.두부 외에는 안 오른 게 없다"며 "야채는 올 초보다 2, 3배, 밀가루.설탕 등 대다수 생필품의 값은 30% 이상 올랐다"고 했다. 박씨는 지난달부터 자녀들 옷값과 간식비를 가계부에서 뺐다고 했다. 여건이 나빠져 후원이 급감하자 노인복지시설은 최근 음식재료비나 식비 등 운영비 절감에 나서는 등 사회복지시설들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