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군장신항 건설의 모태인 내항에는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이 자리해 있고, 몇몇 부잔교가 자리를 지켜 이곳이 전북경제의 관문 구실을 해왔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항 104년의 역사가 녹아든 공간치고는 너무도 허름하고 쓸쓸함이 감돌아 마치 군산이 역사의 중대함를 잊고 사는 도시임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다만 군산 내항 입구에 1999년 5월1일 맞이한 군산개항 100주년을 기리는 작은 광장이나마 애처롭게 자리해 군산항이 100년을 넘긴 항구임을 알리고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준다. 따지고 보면 내항의 백년광장도 개항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이며 역사적 공간인 내항일대를 벗어나 금강하구둑 개발에 치중하느라 그리 안중에도 없었으나, 당시 지역구 시의원이었던 김정진 의원을 비롯한 뜻있는 시민들의 주장이 제기돼 그나마 만들어진 것이어서 군산항에 대한 무관심 정도가 얼마나 심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군산 내항은 1930년대에 8천톤급이 접안할 수 있는 부잔교가 들어서며 항구구실을 완성했고 하역을 시작했으며,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다 외항에 밀려 1992년 9월부터 일반인들의 출입 통제시설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왕래가 시작되었다. 동시에 군산내항이 항구의 기능중 해운의 역할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기도 했다. 1979년 외항시대가 열리며 내항은 어선과 연안 여객선이 주인으로 자리했고, 1990년 금강하구둑이 개통된지 2년여만에 간간이 드나들던 화물선마저 내항에서 완전 자취를 감춰버렸다. 비록 내항에서 화물선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내항이 항구구실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객선이 오가고 어선들이 몰려들며 항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군산해양수산청이 소룡동에 이전부지를 마련해 옮겨 갈 계획을 추진중이고, 여객선터미널도 외항으로 옮겨갈 예정이어서 이제 머지않아 어선만 드나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항 104년을 맞는 역사의 현장 군산내항은 낡고 곳곳이 훼손되는 버려진 항구의 모습만 더해가고 있다. 이에 뜻있는 시민들은 군산 내항이 지닌 역사성은 물론 항구도시의 자존심 강화를 위해서라도 관계기관들이 적극 협력해 군산 내항을 규모있는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구성해 개항 104주년의 도시 군산발전의 상징적 공간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나운동의 김성훈씨(45·회사원)는 “개항 100년을 넘긴 군산항의 역사적 향기를 느껴보려고 자녀들과 군산내항을 돌아볼 때마다 100년을 넘긴 항구가 왜 낡은 모습으로 방치돼 있는지 안타깝다”며 타 지역 내항들이 친수공간으로 조성돼 시민들에게 되돌려진 만큼 군산내항도 하루속히 역사와 우리 조상들의 숱한 삶의 애환들을 자료로삼아려 해양박물관을 비롯한 역사 전시관과 편익시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운동 개발에 몰두하며 흘려버린 도심의 공동화현상과 맞물려 군산내항의 활용도가 점차 줄어들었지만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매년 많은 수의 외지 관광객이 군산을 찾아 내항 인근의 회집단지와 어판장 등을 둘러보며 군산내항을 접하게 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