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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사회의 문턱 넘어서기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05-09 00:00:00 2003.05.09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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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300만명 이상, 그중 20대와 30대 신용불량자가 절반인 150만명 가량, 정부의 개인워크아웃 대상 확대, 양심불량 채무자에 재산명시제도 적용, 신용불량자도 신용평가로 대출 가능". 어제와 오늘 사이 보도된 신용불량 관련 기사 내용들이다. 신용불량자 수가 위험수위에 달해 정부가 이의 해결을 위해 적극 구제에 나서는 한편 양심불량자에 대한 금융권의 채권 회수를 위해서는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신용불량자 문제가 심각하니 정부로서는 당연히 이런 저런 정책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정책의 기본은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세워지고 집행돼야 마땅하다. 섣부른 온정주의나 임기응변식 정책은 신용불량 풍토를 만성화할 뿐이다. 신용불량 문제에서 도덕적 해이가 핵심 사안이라는 것은 젊은 층의 경우만을 봐도 이내 알 수 있다. 20대, 30대는 40대나 50대보다 비교적 "짐"이 많지 않은 연령층이다. 부양 가족, 사회활동을 하면서 돈을 꼭 써야 할 곳, 노후에 대비한 저축 등의 면에서 나이 든 사람들에 비해 훨씬 자유롭다. 일부 예외도 있겠으나 그런 특별한 케이스는 나이 든 층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경우다. 이런 젊은 연령층에서 신용불량자의 절반을 차지했다는 사실에서 도덕적 해이가 신용불량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 쉽게 짐작되는 것이다. 환란 이후 부도가 나거나 직장이 없어지거나 장사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신용불량 상태로 내몰린 생계형 신용불량자들과는 분명히 구분돼야할 부류인 셈이다. 지금 정부가 주안점을 둬야 할 일이 이들을 구제해주는 일일까,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엄격하게 규율을 세워 도덕적 해이의 확산을 막는 일일까. 금융기관들이 고의로 빚을 갚지 않는 양심불량 채무자들에게 시달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더더욱 정책의 무게 중심이 경제활동의 기강확립 쪽에 두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억울한" 신용불량자들에게도 인기가 없을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도덕적 해이가 너무 확산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교통사범 등에 대해 걸핏하면 사면조치가 내려지고 기업은 물론 개인에까지 워크 아웃제도가 확대 적용되면서 도덕적 해이가 곳곳에 만연되고 있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신용불량자 구제는 국가경제 전반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모두 참을성을 갖고 장기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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