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곳곳에는 번영로 외 26개 노선에 왕벚나무 외 11종의 가로수 15만여본의 가로수가 심어져 거리의 풍경을 만들고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며, 대기오염의 정화는 물론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는 다기능으로 인간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가로수는 이외에도 사람들마다 각기 추억을 남기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가로수들에게도 운명이 엇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군산지역 곳곳에는 메타세쿼이아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미원동∼흥남동 사거리를 비롯해 대학로 은파유원지 인근과 공단대로, 중동∼장미동의 해망로 상에서도 속성수인 메타세쿼이아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메타세쿼이아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 나무들의 운명이 각기 다름을 알 수 있어 흥미롭다. 미원동∼흥남동 사거리를 비롯해 메타세쿼이아와 가로수가 나란히 서 있는 도로변들에는 여지없이 메타세쿼이아의 끝 부분이 잘려나가 둥그럽게 애처로운 모습을 한 메타세쿼이아가 많다. 전깃줄에 닿지 않게 가로수인 메타세쿼이아를 잘라냈기 때문으로 키 큰 가로수와 전깃줄은 공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곳 미원동∼흥남동 사거리 구간의 메타세쿼이아는 조만간 도로 확·포장 공사가 시작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미원동 사거리∼군산역 사거리 구간의 메타세쿼이아가 하수구를 뚫어 부수고 집안으로 뿌리가 파고들어 피해를 입혀 제거해야만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정없이 자려나간 것에 비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질 예정이라니 목숨은 부지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중동∼금암동방면으로 심어져 있는 메타세쿼이아는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 구간에는 전깃줄 지중화 공사가 끝난 상태여서 주위에 가로등 말고는 메타세쿼이아와 나란히 서있는 방해물이 없다. 덕분에 이곳 메타세쿼이아는 매년 수고를 하늘로 향해 곧게 뻗치며 자유스럽게 자라고 있다. 아름다운 가로수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장면이다. 결국 살기 좋은 쾌적한 도시 구성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들의 운명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로수를 식재한 인도에 자전거도로를 만든다며 연약지반 위에 투스콘을 시공해 놓고 말 못하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에게 도로파손의 원인을 돌려버린 것은 아닌지 자성해볼 일이다. 또 언제까지 지중화 공사 기피증을 방치한 채 도심에 거미줄처럼 얽혀 가는 전선들을 바라보며 수도권 신도시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부러워해야만 하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낙엽 침엽교목인 메타세쿼이아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생육되고 있는 원추형으로 우아하고 아름답다. 독립수나 가로수로 적합한 군산지역 메타세쿼이아는 가로수의 기본정책이 왜 중요한지를, 장차 새로운 도시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전깃줄 없는 도시가 왜 절실히 필요한지를 말없이 시사하고 있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