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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원연시설 집약지 로카쇼무라 현장 취재기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07-14 00:00:00 2003.07.14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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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원자력 연료시설이 입주한 로카쇼촌(村)은 혼슈 북단 동경에서 700㎞거리 아오모리현에 위치한 산악·구릉지대로서 다설(多雪)·다습(多濕)하고 「야마세」라는 찬바람이 많은게 특징이다. 또한 현지 여름날씨에도 불구하고 방문당시 낮 최고기온은 16℃로서 우리나라 초가을의 쌀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2박3일간의 짧고 빼곡한 일정을 통해 기자는 도후꾸덴마 농업협동조합을 비롯해 일본 원자연료시설 집약지인 로카쇼촌에서 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핵 재처리시설, 우라늄농축공장 등을 시찰했다. 또한 원전시설이 들어설 당시 주민반발이 극심했던 로카쇼촌사무소를 찾아 원전시설 입주후 피해상황과 주민 반응, 지역지원사업 등을 취재했다. ▲도후꾸덴마 농업협동조합 방문 이곳 농협은 로카쇼촌 방사성폐기물처리장과 직선거리로 약 30㎞가량 떨어져 있었으며 연간 540억원 상당의 야채를 포함해 750억원의 농축산물을 출하처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오까야마시(52) 야채진흥회장은 오카쇼촌에 원전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원전시설이 운영된 지난 10여년동안 사고로 인한 농산물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연료를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체연료 개발이 미흡한 상황에서 원전시설에 대한 방폐장 시설도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자신의 반대운동은 반핵이 아닌 농민으로서 혹시라도 농산물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원전시설과 관련해 사고원인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오까야마시 회장은 『방폐장은 폭발위험이 없으며 다만 침출수를 통한 방사능 유출 우려가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사고는 없었다』며 『다만 로카쇼촌에 2005년 완공 목표로 시공중인 핵 재처리시설에 대한 방사능 유출 우려는 크다』고 말해 중저준위방폐장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반면에 재처리시설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는 특히 방사선으로 인한 농산물 피해발생시 보상목적으로 조성된 1000억원(한화)의 기금은 아직까지 한 번도 집행되지 않았지만 기금을 농민이 아닌 자치단체에 배정한 것은 불만이라며 앞으로도 농산물 피해에 대한 우려감은 다소 있다고 덧붙였다. ▲로카쇼촌 원자연료시설 집약지역 방문 이곳은 일본내 9개 발전회사가 공동설립한 일본원연주식회사에서 운영중인 저준위폐기물 처분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 사용후연료 재처리시설(2005년 완공예정), 고준위폐기물 임시저장 시설이 들어서 있다. 로카쇼무라 원전시설은 지난 84년 첫 입지논의를 시작한후 로카쇼 촌장이 입지를 수락하기까지 9개월이 소요됐으며, 이 기간중에는 전력회사를 비롯해 아오모리현과 의회 관계자들이 반대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선진지 원전시찰을 알선하는 등 끈질긴 주민설득이 이뤄졌다. 로카쇼촌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지난 90년도 착공해 92년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200리터 드럼통 100만개를 저장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300만 드럼 분량(약60만㎥)의 중저준위폐기물을 처분할 수 있다. 방문당시 현장에는 폐액과 장갑 등 가연성 물질을 처분하는 1호 처분장에 13만4천여개의 드럼통, 금속과 필터 등 불연성 물질을 처분하는 2호 처분장에 1만8천여개의 드럼통이 매설돼 있었다. 이곳 저준위방폐장의 처분방식은 약 8m 깊이의 암반층위 콘크리트 구조물에 폐기물을 저장한후 그 위를 12m높이까지 벤토나이트 혼합토(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는 성질의 흙)로 덮고 있으며 발전소로부터 전용배를 이용해 드럼을 수송한 후 드럼 외관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거치고 있었다. 원연회사 측은 방폐장을 포함한 이곳 원전시설내 방사능 유출을 파악하기 위해 반경 30㎞이내 호소와 목초 등을 대상으로 방사선 계측을 시행하고 있으며, 아오모리현 소재 주민들의 자체 계측과 원연회사 자체 계측을 실시한후 측정치를 상호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저준위폐기장에서 혹시라도 우려되는 사고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회사관계자는 지하수를 통한 방사능 유출 우려를 꼽았다. 하지만 방사능 유출을 막기위해 설계당시부터 각별히 신경쓰고 점검로 등을 통해 방사능 계측을 실시하는 등 안전한 시설관리를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곳에서도 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에 대한 주민 불신은 미미한 반면에 핵 재처리시설에 대해서는 주민과 회사관계자 모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카쇼촌사무소 방문 로카쇼촌에서는 원전시설 입지계획 발표이후 주민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약 9개월여동안 주민들을 대상으로한 설득과 선진지 견학이 이뤄졌으며 이후 지방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주민 등 75명으로 구성된 원자연료사이클 시설대책협의회를 설립해 정부가 안전성을 책임지는 것을 골자로한 요구사항을 마련하는 등 세심한 노력이 뒤따랐다. 촌사무소 부촌장은 주민들이 돈을 벌기위해 인근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날 정도로 가난했던 과거와 달리 원전시설 입주후에는 현재 1인당 소득이 320만엔(일본돈)으로 현민소득 250여만엔, 일본 국민소득 290여만엔보다 월등히 높아 경제적 혜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간 110억엔(일본돈) 상당의 촌 예산가운데 70% 이상이 원전시설에서 조달되고 있으며, 원전시설 입주후 일본내 전원3법에 의해 산업진흥시설 정비사업, 기업유치 및 산업근대화사업, 복지사업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교부금을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치당시 주민들의 찬반이 엇갈려 많이 힘들었다고 말한 촌사무소 관계자는 지금은 촌사무소 내부에 원자력관련 전담팀을 가동하고 있으며 주민들 역시 원전시설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의 폭이 줄었지만 소수 반대운동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원연시설 취재를 마치며 군산 유치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사용후 재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함)은 한마디로 일본에선 기술의 토대위에서 안전에 대한 신뢰기반이 마련돼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로카쇼촌은 원전시설 입주를 통해 주민 생활기반 등 경제력이 향상되고, 촌 복지여건이 개선됐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다만 로카쇼촌 주민들은 중저준위 폐기물처분장보다는 핵 재처리시설이 입주한 것에 대해 불안감과 사고발생 우려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는 향후 농수산물 피해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으며 운영주체인 원연회사 측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보다 안정적인 시설운영에 나서 주민과 상당한 신뢰를 구축하고 있었다. 로카쇼촌 주민들이 정부의 원전정책에 강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입주 전후를 막론하고 주민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회사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한몫을 톡톡히 했던 것이다. 정부와 주민들간의 신뢰 부재로 17년여동안 상호 불신의 벽만을 쌓아온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과는 대조적이었다. 원전시설 입지계획이 발표된후 입지수락이 이뤄지기까지 9개월동안 반대 주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킨 로카쇼촌의 사례는 우리의 실정과 비교할 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지리지형적 특성상 경제자립기반이 미흡했던 로카쇼촌과 달리 신시도의 경우 새만금 신항과 고군산 관광벨트사업 등으로 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일 방폐장이 유치된다면 관광산업과 어떻게 연계될지 한 번쯤 장고(長考)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록 지질조사 부적합으로 군산시의 신시도 방폐장 유치계획이 좌절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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