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허구라고 하지만 현실이나 논리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늘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진실로 삶에 때가 묻은 몸에서 풀풀 일어나는 사람 냄새 같은 주변 이야기들이다. 거창한 뜻이 아니어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리없는 웃음과 함께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하지만 끝을 내고 나면 언제나 아쉬움만 남는다. 이 글 또한 아쉬움과 함께 별것도 아니지만 보내는 마음으로 책이름을「선물」로 해보았다.” 우리고장의 향토 중견소설가 라대곤(64)씨가 굴레(1999)이후 4년만에 세번째 소설집을 출간했다. 그렇다고 문학활동이 뜸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수필집『취해서 50년』(2000년), 『물안개 속으로』(2001년)와 처녀 장편소설『아름다운 이별』을 펴낸 이외에도 단편소설을 꾸준히 발표했다. 라대곤씨의 이름이 문단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수필문단이다. 그러나 사실 라대곤 문학의 진수는 단편소설에 있다는 평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라대곤씨의 단편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소설 읽는 즐거움과 함께 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단편소설집『선물』의 발간은 반갑다. ‘네잎 클로버’를 필두로 총 10편의 단편소설이 한데 묶어진 이 책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거침없는 표현과 필체로 사정없이 뒤흔들면서 그 안에서 사람 냄새가 나는 인간 찾기를 하고 있다. 라대곤씨는 월간『문예사조』로 등단해 98년‘탐미문학상’(13회),‘전북문학상’(11회),‘표현문학상’(15회),‘백양촌 문학상’(14회)을 수상했고 저서로 수필집『한번만이라도』『취해서 50년』『물안개 속으로』소설집『악연의 세월』『굴레』『아름다운 이별』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