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국제항에 도착해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여객터미널을 나서자마자 길 건너 한 상점의 「휴게실」이란 단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낯 설은 타국에서 한글을 대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그만큼 청도를 오가는 한국인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광버스에 올라 시내로 들어서면 차창 밖으로 청도의 구 도심지가 보인다. 여객터미널이 도심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곧바로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다. 지중화공사로 도로변에는 전신주가 보이질 않았다. 당연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군산의 도심들과는 달라 보였다. 거리의 행인들 표정은 매우 밝다. 그 중 청소년들과 숙녀들의 옷차림새는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세련됐다. 오늘의 중국 경제상장을 대변하듯 그들은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가 있는 거리를 맑고 청순한 표정으로 활보했다. 도심이 깊어질수록 차량 소음이 심하게 들려왔다. 거리에 가득한 각종 차량들과 대형 쇼핑센터 앞의 수많은 사람들이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 도심을 벗어나 청도의 첫 관광지인 잔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사람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중국내 타지역 관광객들이 이곳 잔교로 여행을 온 것이다. 관광버스가 쉴새 없이 주차장을 오갔고 잔교 주변은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원하게 열린 바다를 향해 길게 다리를 놓고 그 끝에 2층 사당모양의 건물 한 채가 놓여있다. 그 주변은 깔끔하게 꾸며진 도로와 건물들, 그리고 멀리 보이는 해군부대 군함들과 반대편 신시가지의 우뚝 솟은 수십층 규모의 초대형 빌딩들이 연출하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대부분 가족단위나 단체 여행객들이었지만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남녀들도 매우 많았다. 항구도시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 새롭게 꾸민 이곳 잔교의 모습이 부럽기만 했다. 군산의 내항은 물론 항구 주변의 모습들이 초라하게 느껴졌기에…. 잔교를 떠나 잠시 후 관광버스는 청도해수욕장 옆을 지나쳤다. 역시 그곳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여름을 만끽하고 있었다. 해수욕장 또한 중국답게 거대한 규모였다. 점심은 중국 대형호텔 식당에서 중국식으로 먹었다. 따뜻한 자스민 차를 곁들여 먹는 중국음식은 맛깔스러웠고 많은 종류의 음식이 계속 이어졌다. 중식후 구 독일대사관을 돌아본 후 인근 신호산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마다 마주치는 초대형 건물들과 그 사이로 잘 닦인 도로와 정돈된 시가지가 2008년 올림픽을 준비하는 도시의 위용을 벌써부터 뽐내고 있는 듯했다. 특히 가는 곳마다 울창한 가로수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신호산은 도심 속 공원으로 마치 군산의 월명공원과 같이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독일대사관을 중심으로 중국전통의 적색기와지붕들이 산 아래를 감쌌고 그 주변에는 현대식아파트들이 수없이 늘어서 있다. 구 시가지와 신시가지가 구분되는 곳에는 여지없이 초대형 빌딩들이 병풍처럼 서있는 청도의 전체 도시가 발아래 펼쳐졌다. 청도의 깔끔하고 화려한 첫 인상을 뒤로하고 관광버스는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이웃도시 영성으로 향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