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무제가 지방순시 중 북해지방을 들렸다. 그 지역이 잘 다스려지고 있음을 확인한 무제는 그 곳 태수를 불렀다. 태수가 황제를 알현할 채비를 하자 왕선생이라는 하급관리가 따라가기를 자청했다. “저자는 술을 너무 좋아해 필경 실수 할 것”이라면서 다른 관리들이 만류했으나 태수는 왕선생을 데리고 황제의 처소로 갔다. 왕선생은 황제를 알현하기 전에 태수에게 물었다. “만약 황제가 어떻게 다스렸기에 도둑이 없는가 라고 물으면 어찌 대답하겠습니까” “인재를 가려 뽑고 그 능력대로 일을 맡겨 신상필벌을 엄격히 한 결과라고 대답하겠소” “그 대답은 자기를 칭찬하고 자랑하는 자화자찬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오” “모든 것은 저의 힘이 아니고 오직 폐하의 덕치와 위엄이 교화시킨 덕입니다 라고 대답하십시요” 황제를 알현하자 바로 그 질문이 나왔다. 태수가 왕선생이 일러 준대로 대답하자 황제는 “훌륭하다” 칭찬하고 그를 조정에 불러 중책을 맡겼다. ▼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는 말이 있고, 남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말이 있다. 그 말에 겸양이 묻어나고 상대방을 존중해 줄 수록 말의 값어치는 더욱 커진다. “면전에서 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를 창피하게 하기 때문에, 안 보이는 데서 비난하는 것은 불성실하다. 덕을 기만하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타인에게서 결점을 찾지 않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말이다. 유태인의 격언 중에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이 되는 격언이 있다. “사람 중에는 구두와 비슷한 인간도 있다. 값이 쌀수록 크게 삐걱거린다” 요즘 흔히들 잘나간다는 사람 중에 천박하고 경박한 말을 잘 내 뱉어 ‘값싼구두’같은 사람들이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자기 홍보시대라지만 자기를 알리는데 목청이 터져라고 소리 높인다. 직언을 한답시고 상대가 잘못하는 것이 보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면전에서 쏘아댄다. 그것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단호하다. 이처럼 우리사회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많은 것은 ‘값싼 구두’, 수양 덜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