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양식진주가 많이 생산되어서 진주목걸이 걸고다니는 것이 큰 자랑거리가 아니지만, 예전에는 이것이 대단한 高價였다. 그래서 모조품 진주목걸이가 많이 나돌기도 했다. 그 무렵, “부자들이 걸고다니는 진주목걸이는 진짜고, 가난한 사람들이 하고다니는 것은 가짜다”란 말도 있었다. 사람의 사치심과 과시욕을 풍자한 문학작품도 많이 창작됐는데, 사치와 과시는 인간의 ‘영원한 본성’이 아닌가 싶다. 상인들이 연합해서 ‘명품바람’을 일으켜놓으면 여기에 걸려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부유층을 겨냥한 것이지만, 그 바람은 불원간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불어가기 마련이다. 가난이 서러워서 ‘부자흉내’라도 내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숨길 수 없는 보편적 심리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짜명품’임을 솔직히 밝히면서 명품과 똑같은 모양을 한 모조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까르띠에’‘로렉스’가 길거리 좌판에 진열돼 있는데, 그 가격은 ‘모조품임을 솔직히 고백해서’ 10만원 안팎이다. 사실상 그 실제가격은 5만원도 안되겠지만, 진품과 똑같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갑절이나 더 받고, 그래도 이를 사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차고 다니면 이 시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남들은 모르기 때문이다. 해외명품으로 알려진 상품이면 예외 없이 ‘진짜행세를 하는 가짜’와 ‘가짜임을 실토하는 모조품’이 만들어진다. 신발, 의류, 가방, 양말 등등이 ‘해외명품입니다’란 선전문구와 함께 노점상이나 보세옷가게 등에서 팔리고 있으면 이는 진품이 아닌 것이고, 진품가격의 10%에 불과한 값이지만, 사실상은 비싼 편에 든다. 사치·허영심을 충족시키고 과시욕을 실현시키는 대가로 비싼 값을 주고 모조품이라도 사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 똑똑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며 산다면 명품이란 것 자체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고, 가짜명품도 팔리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만, 사실상 어리석은 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