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눈꺼풀'이라는 우스갯말이 있다. 음이 쏟아지면 세상만사가 귀찮아 두 눈 똑바로 뜨기가 무척 힘들다. 인간의 다섯 가지 욕망(五慾樂) 가운데 가장 원초적인 것이 수면욕이다. 밥은 며칠 굶어도 견디지만, 잠은 하루라도 자지 않으면 '파김치'가 되고 만다. 간은 낮에 활동하면서 소모한 에너지를 밤에 잠을 자면서 재충전한다. 뇌(腦)도 잠을 자면서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고 내일을 위해 재정비한다. 은 휴식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 과정이다. 침상에서 몸을 눕히면 근육과 모든 감각기관들이 편안한 휴식을 취하게 되고, 혈액은 규칙적으로 원활하게 순환되며, 호흡은 침착해져 육체적 평정을 얻게 된다. 잠이 보약'이라고 하시던 어른들의 말씀은 오늘날 현대의학의 연구결과와 결코 어긋남이 없다. 평균수명이 76세인 한국인은 대체로 25년을 잠으로 보낸다. 그렇다면 잠은 어떻게 자야 하나. 국지에 나오는 장비는 잠을 자면서도 두 눈을 부릅떠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나폴레옹은 말을 타고 이동하면서 토막 잠을 즐겼다고 하나 올바른 방법은 아닐 것이다. 자는 '침불시(寢不尸)'라고 하여, 시체처럼 반듯이 누워 몸을 뻗지 않고 좌우 옆구리 한쪽을 대고 몸을 꼬부려 잤다고 한다. 가모니 부처의 열반상인 와불(臥佛)은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두 다리를 쭉 뻗은 자세다. 국의 철학자 린위탕은 한쪽 팔이나 두 팔을 머리 뒤로 돌리고 부드러운 베개에 머리를 30도 각도로 눕히는 자세가 심미적 즐거움을 얻고 정신력을 활발하게 한다고 했다. 근 영국수면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잠자는 모습과 성격의 관계를 옆으로 누워 허리를 구부리고 무릎을 끌어안은 듯한 태아형이 조사 대상의 41%로 가장 많았는데, 겉으론 강해 보이지만 속마음이 여리고 민감한 성격이라고 한다. 대인들은 심야TV나 인터넷에 잠잘 시간을 빼앗기고, 온갖 근심과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설치곤 한다. 잠들기 전 10분 동안이라도 하루를 정리하는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면 잠을 편히 잘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