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 시절 실존인물인 장금의 파란만장한 생을 그린 TV드라마 '대장금'이 엄청난 인기다. 소설 '대장금'이 출간된 것은 물론이고 만화와 동화까지 나왔다. 휴대전화 벨소리와 초기화면 다운로드 서비스도 시작됐다니 대단한 인기몰이다. 서울의 한 떡집은 방송사 측에 2천50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아예 간판을 '대장금 떡집'으로 바꿨다. '대장금'은 눈뿐만 아니라 입도 즐겁게 해주는 드라마다. 궁중요리를 중심으로 한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을 그 종류와 조리방법까지 아주 맛깔스럽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난주 방영분에서는 맛이 변해버린 장(醬)에 얽힌 얘기를 다뤘다. '대궐의 장 맛이 변하면 나라에 변고가 생긴다'고 할 정도였으니 그 시절 장은 특히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조미료였다. ▼인기 절정의 드라마가 소재로 다룰 만큼 장은 우리 민족과는 떼놓을 수 없다. 김치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동국세시기'에서도 '여름의 장 담그기와 겨울의 김장은 중요한 일년 계획'이라고 전한다.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던 찜통더위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김장철이 닥쳤다. 올해 김장 비용은 예년보다 훨씬 오를 것이라고 한다. 여름철 잦은 비와 태풍 매미 피해까지 겹쳐 배추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고추 마늘 같은 부재료 값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한 유통업체의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20∼50대 주부 응답자 33.2%, 20대 주부 63%가 올해 김장을 않겠다고 답했다. 25.5%는 아예 김치 담그는 법을 모른다고 했다. 세월이 바뀌면 인심도 변하기 마련이니 김치 못 담근다고 흉 될 것도, 사먹는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도 없다. 그래도 뭔가 많이 아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김장 관련 주부 유형(당신은 어떤 형?) △캥거루형=캥거루 새끼처럼 어미(시어머니 혹은 친정어머니)한테 얻어먹는다 △자급형=자기가 직접 담근다 △내숭형=100% 사서 먹으면서 남한테는 자기가 담갔다고 떠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