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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3-11-24 00:00:00 2003.11.24 00:00:0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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쫙....쫙 그녀의 마당가에서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무당이 전 날밤 김사장과 벌린 육체의 향연의 찌꺼기를 씻어 내고 있는 것으로 짐작을 했다. 살며시 싸리나무 울타리를 헤집고 안을 보았다. 생각대로였다. 그녀가 목물을 하고 있었다. 한데 이상하다. 짧은 머리가 아니고 긴 머리다. 그리고 달빛에 비춰진 앞가슴이 훨씬 풍만하고 뽀얗다. 그건 귀순이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울타리를 잡고 용두질을 쳤다. 그 날밤 이후 봉기는 뒷산에 오르지 않았다. 귀순이의 하얀 속살이 눈앞에 어른거려 몸부림을 쳤다. 아니 가슴이 떨려 오면서 얼굴에 진땀까지 나는 것이다. 골목에서 귀순이와 스치기라도 하면 몽정을 하고 몸이 비틀렸다. 밥을 먹어도 모래알을 씹는 듯 싶고 전신이 나른 한 것이 병이 들어도 크게 들었다. 만나고 싶은 것이 귀순인지 그녀의 어머니인지 구분조차 되지를 않았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입술을 깨물 때 마침 호국단장 선거가 있은 것이다. 마침 삼일절 행사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호국단장이 있어야 학생들을 인솔하고 행사에 참여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완장을 팔에 두르고 학생들 앞에서 행진을 하는 근사한 모습을 귀순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결심을 했다. 선거 자금이 필요했다. 반장 선거쯤이면 아버지의 씨감자 정도나 몰래 훔치면 된다지만 호국단장 선거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았다. 아버지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지원을 받기로 했다. "아버지 제가 학도 호국단장에 출마를 했습니다" 아침 밥상머리에서였다. "그것이 뭣 하는 것이냐?" "우리 학교에서 제일 높은 벼슬이지요" "선생님보다도?" 아버지는 일단 벼슬이라는 말에 감동을 먹고 있었다. "선생님하고 관계가 없습니다" "반장보다 높으냐?" "반장을 스무 명쯤 거느리는 댓빵입니다" "제법이다" "그래서 말인데요 선거 자금이 좀 필요해서요" "그 딴걸 하겠다고 돈 쓸 일이 뭐여?" "아, 저는 큰 방죽에서 놀아야 하는 놈입니다" "단장인가 뭔가 하면 무엇 하는거여?" "학교 졸업하면 교장 선생님이 군수한테 말해서 군청 서기 한자리는 따 논 당상이지요" 사실대로 말을 하면 돈을 줄 아버지가 아니었다. 봉기가 군청 서기 한자리하는 것이 아버지의 소망이라는 것을 봉기는 알고 있었다. "정말이여?" 아버지의 눈에 광채 같은 섬광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하기사 군수 이름만 듣고도 아버지는 가슴이 떨렸을 것이다. 하물며 아들이 군청 서기가 된다는데 어찌 몸이 비틀리지 않겠는가? 아버지의 평생소원은 봉기가 농사꾼이 아닌 벼슬아치가 되는 것이었다. "얼마가 있으면 되냐?" "쌀 한 가마니만 주시오" "쌀 한가마니 갖고 그 어려운 것이 될 것이냐?" "제 이름이 봉기 아닙니까. 학생들 인기는 최고입니다" "두 가마니를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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