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된 고려선박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 고려청자와 선원들이 사용하던 생활용기가 다량 출토됐다. 지난 24일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조사단은 이번 발굴된 유물은 고려청자를 비롯해 시저(匙箸) 받침대, 청동숟가락, 철제솥 등 무려 5천266점을 인양했으며, 선체 구조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선박은 저판(바닥판)과 일종의 외판인 만곡종 통재를 2단으로 짜사 붙인 특이한 형태였으며, 당시 유물 매장상태로 보아 선체는 전복되지 않고 바로 가라앉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학계의 관심을 모았던 고려청자 인양 과정과 청자 포장 방식, 선박 적재 방식이 확인돼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선박에 있던 청자는 운송 중의 파손을 막기 위해 아래 위로 포개면서 그 사이에는 갈대나 짚을 넣어 파손을 방지했으며, 청자 열과 열 사이에는 나무 쐐기를 넣어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출토된 청자는 대부분 무늬가 없었으며, 종류별로는 대접, 접시, 완, 유병 등 이전 조사된 유물들과 비슷한 모양을 보였다. 특히 이번 유물 중 시저(젓가락, 숟가락) 받침대는 지금까지 해저 유물조사에서 확인된 바 없는 출토품으로 고려시대 일상생활에서도 시저 받침대를 사용했음을 밝혀졌다. 이와 함께 고려청자류 중에는 광구병(아가리가 넓은 병)과 편병(전체로는 몸체가 둥근 가운데 한쪽 면만 편평하게 만든 병)이 발견됐으며, 선체에는 철제솥과 돌이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선원들이 선상에서 식생활을 한 흔적이 나타났다. 조사단 관계자는 “이번 추가 조사결과 일부 유물은 역사적인 성격 및 유통 항로를 밝히는 학계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울러 내년 선체 인양 조사를 통해 이전 조사된 완도선(11세기), 달리도선(14세기)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한선(韓船)의 발달과정을 밝히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