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최근 각 정당마다 18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단행하면서 지난 17대 국회의원선거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이 큰 혼잡을 느끼며 ‘과연 선거문화가 축제인가’에 강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군산시 나운동에 거주하는 김 모씨(50, 회사원)는 “요즘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소리는 요란한데 각 정당 후보가 누구인지 조차 잘 몰라 정책선거 등이 제대로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이 같은 생각은 각 정당이 후보를 공천한다며 공천심사위원회를 각기 가동하면서도 정작 마련한 기준조차 고수하지 못하고 막판 이리 저리 출렁이며 유권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비평했다. 수송동의 최 모씨(47, 자영업)는 “하루 밤 자고 나면 후보를 놓고 설왕설래 하는 각 정당 분위기에 과연 유권자들이 후보검증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각 당이 후보선출을 위한 경선을 벌여 그래도 어느 정도 투명한 후보선정으로 선거분위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이 최근 18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분위기에 불만을 갖는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들은 20여년만에 찾아온 대통령 선거에 이어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치르는 것은 여전히 말로만 유권자인 국민을 받들겠다고 호언하는 정치 속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각 당이 공천심사위원회를 가동하면서 마치 공천신청자들을 뜸들이며 힘 빼듯 후보공천자를 발표하다 보니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조차 자연 정치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선거에 관심 있는 유권자들은 막상 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여론조사 등을 요란하게 실시하면서도 신중을 내세워 후보공천을 미루거나, 공천자를 내정 발표하고도 전략공천임을 내세워 후보 교체설이 파다한 현실은 각 당이 공천에 임하며 내세웠던 의지들이 ‘당선’이란 단어 앞에 맥없이 무너지는 정치 속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이들은 선거홍보 방송 등에서 후보의 면면을 잘 살필 것과 정책선거 등을 운운하지만 유권자의 입장은 온데간데없고 자신들만의 선거로 몰아가는 각 정당의 정치판에 또다시 환멸을 느낀다고 말한다. 군산지역은 현재 통합민주당의 경우 호남지역의 특수성을 이유로 후보 공천 발표를 수차 미루고 있어 빠르면 13일께나 공천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5일 이종영 예비후보를 공천내정자로 발표해 7일 선거사무실 개소식까지 성대하게 치렀음에도 강현욱 전 지사의 전략공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며 유권자와 각 출마 예비후보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는 오는 25일과 26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곧바로 2주간의 선거운동에 들어가 오는 4월 9일 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그러나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각 당 후보들이 이번 주 중에는 확정될 수 있을지 염려해야 하는 처지여서 자칫 선거무관심증이 어느 선거 보다 크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