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회와 초중고 졸업식 겹쳐 의석 절반 이상 ‘빈자리’ 운영위서 졸업시즌 고려하지 않고 회기 정해 ‘자충수’ <지난 16일 행복위원들이 회의에 대거 불참, 시 관계자가 텅빈 의석에 대고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군산시의회가 2011년도 들어 첫 회의인 제146회 임시회를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열고 주요업무 보고 청취 등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벌였지만 당초 기대했던 의원들은 적극적인 의정활동은 고사하고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다. 임시회가 열린 시점이 군산지역 초중고의 졸업식이 열리는 말 그대로 졸업시즌이었기 때문에 임시회 의원들의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여기에다 지역의 각종 행사들이 줄지어 있어서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11일 조례개정 등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상임위에서는 의원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회의가 잠시 미뤄지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회의에는 행복위 6명, 경건위 5명 등 전체 의원 24명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1명만 참석한 가운데 업무보고가 이어져 참석한 의원도 시 관계자들도 서로 머쓱해 했다. 각 상임위별로 최소 6명 이상이 출석해야 상임위가 열릴 수 있지만 이날 회의에는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는 의원들이 출석, 부랴부랴 정족수를 채우느라 의회사무국 직원들만 바빴다. 이처럼 임시회가 졸업식 시즌에 열림에 따라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의 엉덩이도 의자에 반쪽만 걸쳐 있는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구의 졸업식이나 각종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함정식 의원의 경우 지독한 감기몸살에 걸려 거동조차 힘든 상황이었지만 절반 이상의 동료의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자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아픈 몸으로 업무보고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지키는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임시회에 출석한 의원들은 “시의원의 경우 지역에서는 기관장급에 해당돼 참석여부에 따라 행사의 중요도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임시회 때문에 대부분의 졸업식과 행사 등에 참석하지 못해 추후 지역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핀잔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초중고 졸업식의 경우 대부분 지역주민들이 참석하고 있어 의원들로써는 빠져서는 안 되는 자리지만 임시회와 날짜가 겹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졸업식에 참석해 얼굴을 비추는 것보다는 임시회에서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보이는 것이 보다 주민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돼 임시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선거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올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각종 오해와 나아가 음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임시회보다는 초중고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만 새해 첫 임시회여서 자리를 지켰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처럼 의원들이 마음 놓고 첫 임시회에 열중하지 못한 이유는 시의회 운영위원회가 임시회 일정을 졸업시즌을 고려하지 않고 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의회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새해 첫 임시회를 설전이나 3월초에 열었지만 이번에는 설이 2월초에 있어서 날짜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시민들은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지가 1년도 안됐는데 의원 절반 이상이 벌써부터 시민전체를 위한 의회일 보다 지역구 행사에 열중하는 모습에서 실망감과 함께 배신감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