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진 운영위원장 차태 책임지고 사퇴 “막말에 고성은 물론 험담은 기본이고, 동료를 폭행하는 등 막장드라마에 나올법한 일들이 군산시의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스갯소리로 불륜 문제만 발생하면 군산시의회 막장드라마가 완성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군산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가 시민들의 대변자 역할보다는 개인적인 감정으로 막말과 폭력사태 등을 야기 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는 시의회가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을 연출해 시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지난해 여느 기관보다 높은 도덕성과 자질을 요구받는 의원들이 신성한 의사당에서 막말을 하고, 급기야는 올해 들어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물병을 집어던지는 추태를 보여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이들 의원의 행태는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22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시의회는 내달에 열리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부안 모 리조트로 역량강화 워크숍을 떠났지만 당초 취지대로 역량을 강화하기보다는 주먹의 힘을 키우는데 시간을 할애, 영화에나 나올법한 주먹다짐이 일어났다. 사건은 워크숍 이튿날인 23일 오전 A의원이 모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온 동료 B의원에게 ‘기분 좋으면 인사하고, 기분 나쁘면 인사 안하냐…’는 욕설 비슷한 발언을 두 번 반복하고, 이에 B의원이 말대답을 하면서 난투극으로 번졌다. 확인결과 A의원과 B의원은 50대 중반으로 나란히 3선 의원이지만 평소 둘 사이의 감정이 좋지 않아 작은 말 한 마디가 난투극으로 번졌다는 게 의회 안팎의 분석이다. 이들 의원들의 난투극이 벌어진 곳은 식당으로 이곳에는 동료의원 5~6명과 의사국 직원 등 모두 10여명이 함께 있었지만 이들의 난투극을 말리지 못했다. C의원은 “말이 끝나기 전에 A의원이 주먹을 날렸고, B의원도 이에 대응해 한 두 차례 주먹이 오갔다”며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동료의원과 직원들이 말릴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같은 폭력사태가 지난 2월에도 발생해 시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음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에는 같은 지역구를 둔 의원 2명이 의회 간담회 도중 막말을 하고 물병을 던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앞선 지난해 8월에는 상임위 회의 도중 한 남성 의원이 여성 의원에게 비하 발언을 해 해당 여성의원에게서 고소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이 사건으로 이들 당사자들은 물론 동료의원과 직원들까지 경찰 조사를 받은데 이어 현재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시의회의 추태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현행 기초의원들의 선거구제가 중선거구로 치러지고 있는 것에서 그 원인이 있다. 지역구가 같은 2~4명의 의원이 함께 의정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경쟁관계인 동료의원에 대한 견제를 하기 위해 음해 등이 일상화 되고, 뜻을 함께하는 몇 명이 그룹으로 움직이면서 다른 그룹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군산시의회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의회의 수장인 고석강 의장이 병환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의원과 의사국 직원들의 통제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역의 특성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군산지역위원회의 역할에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의원들이 이 같은 추태를 부려도 ‘윤리위원회’ 등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함으로써 이 같은 추태가 반복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문제를 일으킨 의원에 대해 시의회가 먼저 강력한 조치를 하고, 시민들도 경중에 따라 의원소환제 등을 통해 의원들을 감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 초·재선의원들은 긴급 모임을 갖고 이번 사태와 같은 일들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의장단의 역할이 강조되는 만큼 개편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하자 주먹다짐을 해 물의를 빚은 최동진 운영위원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을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시의회 전체 24명의 의원 중 19명이 소속돼 있는 민주당 군산지역위원회가 이번 의원들 간의 주먹다짐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사후 약방문 찾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