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폐회한 제152회 임시회에서 업무보고 도중에 의원들이 고성을 질러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시의회와 시청 안팎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집행부인 시 관계자들에 대해 고성을 지르고 자칫 모욕적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을 하는 행위는 시민과 해당 공무원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의원들의 이 같은 행동은 시의회 스스로가 권위를 실추시키는 행위로 이번 일을 계기로 의원들이 공무원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 개선에 힘을 모으는 동시에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부터 10일간 열린 임시회에서 4~5명의 의원들이 업무보고를 받는 도중에 해당 공무원들에게 고성을 지르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처럼 일부의원들이 집행부 관계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는 일을 놓고 의원들의 자질과 권위주의의 발로라고 맹공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의회의 운영 미숙과 시의 대응상 문제 등도 이번 사태에 한 몫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의원들의 자질논란 = 시의회가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에 대해 시민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할지라도 일부 의원들의 지나친 행동까지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원들의 착각이다. 시민들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것에 응원을 보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권위적이거나 통상의 기준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업무보고 석상 등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해당 공무원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행위는 의원 개인의 자질을 떠나 시민 전체에 대한 모욕일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의 운영미숙 = 시의회는 올해부터 매년 11월께 실시하던 행정사무감사를 7월에 실시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정례회를 열고 행감과 20건의 부의안건을 처리하고 회기를 마쳤다. 하지만 기간 내내 시의회나 피감기관인 시의 적극적인 모습이나 긴장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처럼 시의회의 행감이 우려했던 것처럼 느슨하게 진행된 이유는 당초 매년 11월에 진행됐던 행감이 올해는 7월에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행감은 대부분의 사업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진행돼 주요내용은 지난해 행감이나 올해 업무보고 등에서 지적됐던 것들을 되풀이 한 셈이어서 의회나 집행부 모두 열심히(?) 하기가 모호한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행감 기간에 발생한 집중호우도 이번 행감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7월 9일과 10일 군산지역에는 3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군산지역 대부분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행감 기간이지만 행감보다는 지역구 비 피해를 살피는데 시간을 할애, 정상적인 행감이 이뤄지지 못했다. 문제는 매년 7월 장마와 태풍이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어 올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말에 가깝게 열리는 업무보고나 예산심의 등이 행감처럼 진행돼 집행부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집행부의 무성의도 원인(?) = 의원들이 업무보고를 청취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나와 “행동이 다소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 같은 의원들의 고성을 마냥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게 시의회 안팎의 시각이다. 의원들은 “올해 들어 집행부인 시가 시의회의 지적과 개선 요구 등을 묵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이번 업무보고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반복돼 불가피하게 고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해당공무원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의원들과 의견이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의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한 시의회와 집행부의 현격한 시각차도 이번 의원들의 고성문제를 야기 시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 시의회는 7월에 이미 행감을 치렀고 오는 25일부터 내년도 예산에 대한 심의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아직도 시의회와 집행부의 보이지 않는 골로 인해 예산심의가 자칫 행감처럼 진행될 소지가 높다는 점. 물론 예산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의 지적과 개선 등의 요구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며 두 기관 간의 갈등으로 비춰질 소지가 높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이 이번 예산심의에 앞서 충분한 대화의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자리를 통해 집행부와 시의회가 서로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정적인 지역발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