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키로 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행보를 놓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적 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안철수 신당 창당 등 정치세력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 미칠 파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벌써부터 지역 일부 인사들이 안 전 교수측과 관련있는 이들로부터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등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온갖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민주당 텃밭 흔들리나 안 전 교수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신당 창당 등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탄력을 받게 돼 지역정치권에서도 복잡한 정치구도가 그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민주통합당 군산지역위원회로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지역에서도 쉽게 자당(自黨)후보의 당선마저 안심할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 것. 민주통합당은 안 전 교수가 이끄는 신당의 후보와 시장을 비롯해 도의원, 시의원 등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운명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2010 지방선거에서 시장을 비롯해 도의원 4명, 시의원 21명(전체 24명)을 배출하는 등 사실상 독식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안 전 교수의 신당 출현시 지역 정치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 향후 지역내에서의 민주통합당의 일당독주가 멈춰질 수도 있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설득력있는 전망이다. 특히 군산 등 전북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도 이런 현상의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로 대선 당시 지역내 민주통합당 지지층이 안 전 교수와 상당부분 겹치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또 최근엔 조선일보가 지난 6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호남권의 안 전교수 신당 지지율(34.4%)이 민주통합당(24.1%)을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신분 밝히기를 꺼려하는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전 교수가 정치재개를 공식화함에 따라 지역에서도 정치구도의 변화의 움직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 역시 "자칫 군산지역내 정치 정서가 민주당에서 안 전교수의 신당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안 전 교수 신당 후폭풍 얼마 전 기자와 만난 한 시의원은 "안 전 교수의 신당 출현시 마음이 흔들릴 시의원이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사실 구체적인 수까지 밝혔지만 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선 꺼려했다. 또 다른 시의원 역시 전화통화에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향후 안 전 교수 신당에 문을 두드릴 시의원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적은 것도 아니”라고 귀띔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안 전 교수의 재보궐선거 출마를 계기로 일부에서 이 같은 조심스러운 전망이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다만 안 전 교수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고 향후 여론 흐름 등을 전제로 한 전망이지만 지역정치권 상황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게 된 데에는 지역정치권에서는 여러 원인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김관영 국회의원이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당내 조직기반을 견고하게 갖출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는다. 튼튼하지 못한 당내 조직기반은 구심력마저 약해지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안 전교수의 신당이라는 외부충격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역 민주통합당내 구세력과 신세력간 보이지 않는 벽도 이런 전망을 낳게 하는 또 다른 이유로 보고 있다. 강봉균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당시 그를 지지한 구세력들이 김관영 의원 당선으로 외형적이나마 뭉쳐진 셈이지만, 내부적으론 신세력들과 동화(同化)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안 전 교수측과 관련이 있는 이들이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벌써부터 지역의 인사들에게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의 출마를 제안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런 여러 말이 나돌고 있다는 자체가 안 전 교수의 신당 창당에 따른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니겠냐"고 말했다.